현대·기아차 혁신 역량 '퇴보'… BCG 조사 순위권 진입 못해
2014-10-28 13:00
-BCG 혁신기업조사서 순위권 진입 실패, 지속 순위 하락
-한국 기업 중에서 삼성과 LG전자만 이름 올려
-한국 기업 중에서 삼성과 LG전자만 이름 올려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현대·기아차의 기업 혁신역량이 퇴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2014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The Most Innovative Companies 2014)'보고서에 따르면 50위권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은 삼성(삼성전자, 삼성중공업 계열 포함)과 LG전자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BCG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전세계 경영진 1500명을 대상으로 기업의 혁신역량을 조사해 그 해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곳을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진의 눈에 현대·기아차의 기업 혁신역량은 뒷걸음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 것이다.
물론 이는 비단 현대·기아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중 5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곳은 9곳에 불과하다. 이 중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7위)와 피아트(32위)를 제외한 7개 기업은 모두 순위가 하락했다.
하지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우, 순위 하락이 급격하지 않다. 지난 해 5위에 이름을 올렸던 도요타는 올해 8위를 차지하며 3계단 하락했다. 지난 해 8위와 9위에 랭크됐던 포드와 BMW는 올해 각각 11계단과 9계단 하락한 19위, 18위를 차지했다. 지난 해 13위 였던 제너럴 모터스(GM)는 올해 13계단 하락하며 26위, 폭스바겐은 7계단 하락한 21위, 아우디는 지난 해 19위, 올해 28위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포함한 다임러는 지난 해 20위에서 올해 25위로 하락했다.
순위권에 오른 기업 중 획기적인 혁신을 달성한 기업들은 54%가 '혁신'을 최우선 순위로, 92%가 3대 우선순위로 두며 미래에 혁신이 필수과제임을 인지했다. 이들은 지적재산을 이용해 시장을 키우거나 경쟁기업을 배제하는 등 과감한 베팅을 진행하고 혁신성과 달성을 위한 기업문화가 정착돼 있는 공통점을 보였다.
올해 순위 상승폭이 가장 컸던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는 자동차산업이 주춤한 상황 속에서도 전년대비 34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이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 관련 특허를 무료로 공유하며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완성차업체가 기술특허를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킴 바그너 BCG컨설턴트는 "획기적인 혁신을 달성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자신감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업무시간의 20%를 그들만의 아이디어를 위해 쓰도록 정책화하는 구글처럼, 혁신에 집중하고 아이디어를 인큐베이팅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