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벌들 도심 점거 시위에 잇단 쓴소리…리카싱 “사회질서 파괴행위"

2014-10-27 10:41

홍콩 시위가 3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홍콩 재계에서 홍콩 시위 반대 및 시위 중단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콩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사진=중국신문사 제공]

아시아 최대 부호, 홍콩 대표 재벌인 리카싱 청쿵 그룹 회장도 최근 "홍콩 시위는 사회질서 파괴행위"라고 쓴소리를 냈다. 리카싱 청쿵 그룹 회장의 모습.[사진=중궈신원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통과시킨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며 시작된 홍콩 도심 점거(센트럴 점령) 시위가 30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 재벌 등 재계가 잇단 쓴소리를 내며 시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시아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홍콩 청쿵(長江)그룹 회장 등 홍콩 재벌들이 "홍콩 시위가 결국 홍콩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잇따라 반대의 뜻을 드러냈다고 중국 관영언론 신화왕(新華網)이 26일 보도했다.

리카싱 청쿵 그룹 회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홍콩 시민들은 진정하고 지금의 과도한 열정이 나중에 후회가 되지 않도록 행동해야할 것"이라며 "홍콩 주권 반환 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홍콩 시민의 삶과 생활방식을 보장해왔다" 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콩 시민은 올바른 방향으로 홍콩이 나갈 수 있도록 해야하고 반드시 홍콩 기본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법치체계가 무너진다면 홍콩에 큰 비극이 될 것"이라고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홍콩 헨더슨(恒基)부동산의 리쇼키(李兆基) 회장은 홍콩 시위를 더욱 강도 높게 질책했다. 리 회장은 "홍콩 도심 점거 시위는 '스스로를 망치는 행위'로 홍콩 경쟁력 상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홍콩 시위는 파괴행위로 경제, 금융 및 사회번영에 악영향을 끼치고 심지어 홍콩의 국제적 명성에 먹칠을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10대 부호에 속하는 청카순(鄭家純) 뉴월드(新世界)그룹 회장과 지우룽창(九龍倉) 그룹 우광정(吳光正) 회장도 "홍콩 시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불법시위로 쟁취하는 민주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다", " 시위대가 대화에 응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정부가 수용 불가능한 요구만 제시한다면 결국 큰 비극을 초래할 것"이라며 도심 점거 시위와 행정장관 선거안 철회 요구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푸젠(福建)성 사회단체연합 명예회장인 스쯔칭(施子淸)도 "홍콩 사회 각계 각층이 '화합'의 마음으로 대화를 통해 보통선거를 실현하는 것이 옳다"면서 "홍콩 시위대의 불법시위는 정당한 수단이 아니며 그들은 '홍콩의 죄인'"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은 홍콩 5대 상권 상인연합회도 최근 공동성명을 통해 "도심 점거 시위가 홍콩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질책했다. 아울러 "시위대는 조속히 시위를 중단하고 홍콩 시민과 상인들의 '거리'를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시위가 3주차로 접어들 무렵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도심 점거 시위로 입은 경제적 손실은 3500억 홍콩달러 (약 50조원)에 육박한다.

한편, 홍콩 시위 반대를 외치는 친중단체들이 시위대가 정부제안 수용여부 결정을 위한 투표를 26일부터 실시한다는 소식에 반발해 25일부터 일주일간 '도심 점거 시위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명운동 시작 첫날에만 32만1000여명이 참여해 홍콩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고 홍콩 언론은 보도했다. 홍콩 시위대의 정부요구 수용 찬반여부 투표는 투표방식 및 질문 등을 놓고 시위대 내부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취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