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네즈가 에스티로더급?…"중국선 없어서 못팔아요"

2014-10-26 12:51

[중국 상하이 남경로 이니스프리 매장]

[중국 상하이 남경로 이니스프리 매장]


(중국-상하이)아주경제 한지연 기자=중국 상하이 팍슨백화점. 이곳은 서울의 명동처럼 소비력을 갖춘 젊은 오피스 걸들이 많이 찾는 백화점으로 신세계·지유광 백화점과 함께 중국 3대 최고급 백화점으로 꼽힌다.

지난 21일 팍슨백화점에 들어서자 1층에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설화수가 샤넬·에스티로더·SKⅡ·랑콤 등의 세계적인 명품화장품 브랜드와 나란히 입점해 있었다. 

설화수 맞은편에는 이 회사의 또 다른 브랜드인 라네즈와 마몽드, 이니스프리 매장도 함께 입점해있었다. 설화수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모두 중저가 브랜드에 속하지만 중국에서는 비오템·클리니크·시세이도 등 고가브랜드와 겨루는 명품 화장품으로 통한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팍슨백화점 라네즈 매장. 어느 명품 화장품 매장처럼 1:1 테이블 앞에 세련된 파란색 정장을 차려입은 점원이 방문 고객에게 맞춤 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이 곳에는 평일 오후 6~7시만 되면 송혜교같은 피부를 원하는 중국 20~30대 오피스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주요상품 가격대는 300~500위안으로 한국보다 20~30%가량 높지만, 팍슨백화점 내 입점한 40여개 명품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매출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매장 매니저 주롱(32)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류스타에 익숙한 중국 여성들이 브랜드와 제품을 콕 찝어 찾는 경우가 많다"며 "비비크림과 보습제품, 중국 현지인 특성을 고려한 콜라겐 드링크 제품 등이 특히 인기"라고 전했다.

설화수 매장에 들어서니 왜 한국 명동에서 중국인들이 '설화수 싹슬이'를 해가는지 알 것 같았다. 중국인들에게 최고 인기라는 윤조에센스, 자음생 크림 등 주요 제품 가격대가 600~1680위안으로 한국보다 훨씬 비쌌다.

설화수는 고급스러움과 '아시안 뷰티'를 접목한 특유의 한방 콘셉트로 현지 부유층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게 매장관계자의 설명이다.

오소진(37) 설화수 매니저는 "탕웨이, 고원원 등 중국 톱 배우가 평소 설화수를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20대 전문직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라며 "전체 브랜드 가운데 매출 6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률이 높아 올해 1층 중앙매장으로 위치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고도 따로 안하지만 입소문이 워낙 빨라 20대는 설화수 쿠션퍼펙트, 3040세대는 윤조에센스를 특히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중국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최대 번화거리인 남경로를 찾았다. 남경로는 유니클로, 포에버21, 자라 등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위치한 격전지로, 이 중심가 한 복판에는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가 있었다.

이 곳은 늦은시간임에도​ 2030대 여성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국 여성들은 제주 지역의 청정 자연을 내세운 화산송이 제품과 녹차 제품을 선호한다고 했다. 현지 매장 관계자는 "중국 대기오염 때문에 미세먼지를 제거해주는 클렌징 라인과 한류스타가 홍보하는 메이크업 제품 등이 특히 잘팔린다"고 전했다.

이니스프리 옆에 위치한 에뛰드하우스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매장은 '공주의 궁전'을 콘셉트로 한 체험형 매장으로 꾸며졌다.

핑크빛 풍선과 공주의 화장대, 곳곳에 부착된 메이크업 시연 영상 등 중국 여성들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남경로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자리잡았다는게 현지인의 설명이다.

실제 매장 곳곳에는 2030대 여성들이 남자친구 손을 붙잡고 네일 컬러를 테스터하거나 립스틱을 발라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매장에서 만난 류민(27)씨는 "생일선물로 남자친구에게 핑크색 립스틱과 비비크림을 선물받기로 했다"며 "매장에서 메이크업 팁도 배우고 직접 테스트 해볼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에뛰드하우스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