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의 화두, “안주·방심 지양하라”
2014-10-22 10:59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이 취임 후 던진 첫 화두는 “안주와 방심을 지양하라”는 것이었다.
국내 두 번째,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고로를 완공해 상·하 공정을 아우르는 일관제철소로 변신한 현대제철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현재의 현대제철로 만족해선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2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지난 15일 승진한 우 부회장은 별다른 취임식 없이 사내 소식지에 인사말을 올리고, 기존의 업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우 부회장은 “지난 10년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야 한다. ‘안주’와 ‘방심’이야말로 우리가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며 "현재를 기반으로 보다 탄탄한 사업구조와 체질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의 도전은 진행 중이며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언급에는 현대제철의 미래상에 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 즉, 일관제철소 체제 이후의 현대제철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어떤 답을 제시해야 하는가가 바로 우 부회장이 풀어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 부 회장이 그리는 현대제철의 미래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과 ‘광양’을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첫 단어가 ‘포스코’인 것처럼, ‘당진’은 ‘현대제철’과 동의어라는 이미지를 심겠다는 것이다. 이미 당진에서 현대제철은 기반을 잡았지만 아직까지 ‘현대제철=당진’이라는 구도는 자리잡지 못했다. 확실한 뭔가가 더 필요하다.
최근 현대제철이 동부제철 당진공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동부제철과 채권단 간 자율협약이 체결되지 않았고, 어떤 합의를 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많은 시나리오가 그려지게 된다. 이에 최악의 상황, 즉 동부그룹이 동부제철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채권단이 회사의 새 주인을 물색할 경우 1순위 후보는 현대제철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제철이 동부제철을 인수할 경우 최대 이점은 당진에 ‘현대제철 밸트’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당진공장 부지는 여유 공간이 없어 추가 설비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부제철 당진공장은 현대제철과 마주보고 있는 데다가 아직 활용하지 않은 부지가 남아 있어 현대제철에는 매력적이다. 중장기적으로 3고로 이후 추가 고로 건설도 가능한 면적이다.
또한, 동부제철이 당진에 완공한 전기로 설비를 활용한다면 기존의 노후화된 인천공장 설비를 대체하면서 열연강판 생산능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부각됐다.
이러한 가정이 현실화된다면 현대제철은 당진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면서 포스코는 물론 글로벌 철강사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규모의 사업체제를 갖추게 된다. 또한 그룹 계열사 거래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도 완화하면서 글로벌 수요업계를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남은 것은 우 부회장이 현대제철을 위해 어떤 방향을 설정해 나가느냐는 것이다. 일단 이번 주 동부특수강 인수전 결과가 향후 ‘우 부회장의 현대제철’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