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5000억 손실, 경험’ ‘친박 질문 대비’ ‘전화 안 받네’…21일 국감 속 ‘말’
2014-10-21 16:30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21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5000억 손실…경험 쌓자는 의미”(한국광물자원공사 고정식 사장), “친박 의원 아니냐고 물어볼 것 같아서…”(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곽성문 사장), “전화 계속하고 있는데 김(성주) 총재가 안 받아…”(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 증인 출석 문제) 등의 ‘말’이 국감장을 요동치게 했다.
◇“5000억 손실…경험 쌓자는 의미” =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한국광물자원공사 고정식 사장이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사업 관련 손실에 대해 “경험을 쌓자는 의미에서 손실을 감수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이 “향후 더 벌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본인의 판단이냐”고 묻자 고 사장은 “사업이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나쁜 것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이 “5000억원의 손실을 덮고자 (투입된) 2조원의 국민 혈세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 사업이 최종 실패하면 국민들에게 지탄 받게 하겠다”고 지적하자 고 사장은 “그렇게 하십시오.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고 대응했다.
◇“친박 의원 아니냐고 물어볼 것 같아서…” =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 곽성문 사장의 ‘친박’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곽 사장은 자신이 ‘친박’ 인사라는 것을 숨기지 않은 채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곽 사장은 야권 의원들이 “누가 (코바코 사장에) 지원하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주변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받았다. 친박 의원이라 불리는 분들”이라고 밝혀 국감장에 ‘뜻밖의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곽 사장은 지난 1994년 고 육영수 여사 서거 20주년 특집 방송을 기획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인터뷰를 한 인연을 바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 됐다는 점과 친박의 일원으로 지난 17대 국회의원 재직 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 섰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이와 관련, 곽 사장은 코바코 사장 지원 당시 자기소개서에 “(코바코 사장이) 마지막 공직이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작은 노력이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곽 사장은 “지원하면 (면접 과정에서) 친박 의원 아니냐고 물어볼 것 같아서 나름대로 과정을 설명하게 된 것”이라며 “친박 정권이 들어서 있고, 3년 동안 내 인맥과 경험을 활용해 코바코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화 계속하고 있는데 김(성주) 총재가 안 받아…”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21일 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의 ‘국감 도피성 출국 의혹’에 대해 여야를 떠나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재가 국감 불출석 의사를 밝힌 채 이날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적십자사연맹 아태지역 회의 참석 차 오전에 출국한 것으로 확인되자 위원들은 김 총재의 태도를 놓고 질타를 이어갔다.
김 총재와 동명이인이자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은 “국회 역사상 기관 증인이 국감을 거부하고 출국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국회의원이 중국에 가서 동행명령장을 직접 총재에 내밀어야 하나 생각도 해보고, 그마저도 안 되면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연락해 국감을 받으라고 말하게 해야 하나 할 정도로 고민”이라는 의사도 표했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 역시 “원래 오후에 출국할 예정이었는데 개인적 사유로 오전에 출국했다는 걸 알지 못했다”며 “김 총재의 귀국 후 별도로 국감을 할 것인지 등을 여야 간사가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위원장이 연락을 취해달라”는 요청에 보건복지위원장인 새정치연합 김춘진 의원은 “현행법상 국감일인 23일에 출석하지 않은 이후에 동행명령장 발부 절차를 밟을 수 있다”면서도 “전화를 계속하고 있는데 김 총재가 안 받고 있다.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