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환수율 10%대로 뚝… "지하경제 악용?"

2014-10-20 07:23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5만원권 환수율이 발행 첫해를 제외하고 지난 3분기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9월 발행된 5만원권은 4조9410억원, 환수된 5만원권은 9820억원으로 환수율이 19.9%에 그쳤다.

이는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이 1000장이라면 한국은행으로 돌아온 것은 199장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분기 환수율이 이보다 낮았던 적은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2009년 6월 이후 그해 2분기(0.1%)와 3분기(1.1%)를 빼고는 없다.

2009년 4분기 24.7%에 달했던 5만원권 환수율은 새 화폐 보급이 확산되면서 2012년 4분기 86.7%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측은 "올해 3분기에는 추석을 앞두고 5만원권 공급물량을 늘린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5만원권 환수율이 낮아진 것에 대해 지하경제와 연관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진행된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은 "개인이나 회사가 현금 형태로 재산을 보유하거나 세금을 피하기 위해 현금거래를 늘리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경우 5만원권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으로 화폐에 제조연도를 표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5만원권을 둘러싼 지하경제 논란이 거세지자 한국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일반인과 기업을 상대로 화폐 수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올해 안에 공표할 방침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현금 보유성향이 상승한 점 등도 5만원권 환수율 하락 원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