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호주시장 일본에 빼앗길라, ‘한·호주 FTA 연내 발효’ 촉구”

2014-10-19 13:29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우리나라가 일본에 앞서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했으나 최근 일본이 일‧호주 FTA 발효를 위한 국내절차를 서두르고 있어 일본에 FTA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계는 한‧호주 FTA의 조기 발효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은 호주와 지난 4월 8일, 일본은 7월 8일 각각 FTA를 체결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가 최근 발표한 ‘한‧호주 FTA 조기 발효 필요성’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모두 호주와의 FTA 발효를 위한 국내절차를 진행 중이나 일본 정부가 최근 관련 절차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 한국보다 앞서 FTA를 발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한‧호주 FTA 발효가 내년으로 미뤄지고 일‧호주 FTA가 먼저 발효될 경우 호주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관세 혜택이 일본보다 9개월 이상 뒤처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호주 FTA의 경우, 호주 측은 지난 10월 1일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며 국내절차를 마무리한 상황이고 우리나라는 비준동의안이 9월 16일 국회에 제출되어 18일 외교통일위원회 및 관련 상임위에 회부된 상태다.

반면, 일‧호주 FTA의 경우, 호주 측은 지난 7월부터 의회 심의를 개시하여 논의 중이고 일본도 10월 10일 국회(중‧참의원 모두)에 관련 승인안을 제출했다. 일본은 자국 국회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2015년 4월 이전에 일‧호주 FTA를 발효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한‧호주 FTA의 비준 절차가 다소 앞서는 상황이지만 양국의 법안처리 속도에 따라 발효 시점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무협은 한‧호주 FTA와 일‧호주 FTA 가운데 어느 FTA가 먼저 발효되느냐에 따라 경제적 성과는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양 FTA 협정의 내용상 발효시점에 따라 호주의 관세 철폐 일정에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호주 FTA의 경우 발효일에 관세 인하가 일어나고 이후에는 매년 1월 1일 관세가 인하된다. 반면, 일‧호주 FTA는 발효일에 관세 인하가 일어나고 이후 매년 4월 1일에 관세가 인하된다.

예를 들어 한‧호주 FTA가 연내 발효될 경우 우리가 일본에 다소 앞설 수 있지만 한‧호주 FTA가 해를 넘기고 일‧호주 FTA가 먼저 발효될 경우 호주의 관세철폐 일정이 일본에 9개월 이상 뒤처질 수도 있다. 무협은 일본이 국내절차를 서두르고 있는 만큼 호주 시장에서 FTA 선점효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한‧호주 FTA의 2014년 연내 조기 발효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무협 등 경제단체와 업종별 단체가 참여하는 FTA 민간대책위원회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여 한‧호주 FTA의 조기 발효를 촉구하고 나섰다. FTA 민대위는 지난 9월 25일 한‧호주 FTA 비준을 촉구하는 서한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한‧호주 의원친선협회 등에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