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페이스북 저커버그, 맞손… “인간 중심 기술로 진화”
2014-10-15 15:10
인간 중심의 기술 진화를 꾀하는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SNS) 페이스북과 손잡고 전략을 구체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삼성전자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신종균 대표 등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저녁 만찬회동을 가졌던 저커버그가 이날도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저커버그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등 자사 임원 수십명을 대동하고 삼성전자 수원 캠퍼스를 찾아, 양사의 협력이 본격화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IT기술과 문화가 결합된 형태의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하려는 데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K-Tech 콘퍼런스 중 삼성전자는 기조연설을 맡아 “기술로서의 IT 시대 종료”를 선언하고 “소셜‧디자인‧문화가 융합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것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상상하는 대로 인간 중심의 기술은 계속 진화할 것”이라며 “지난 1000년간 IT는 인간 편의와 요구에 따라 변화해 왔으며 그 전달 매체만 지속 발전해온 가운데 모바일 시대 이후 사물인터넷이 새로운 매체 수단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IT분야 최고 기술 업체인 삼성전자에게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로서 소셜‧문화 융합 솔루션을 제공할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양사의 실질적인 사업협력은 가상현실 기기 및 콘텐츠 사업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은 최근 가상현실 헤드셋 ‘삼성기어VR’ 개발에 협력해왔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가 기어VR 지원 게임 ‘VR Quest’를 만들고 가상현실 콘텐츠 스토어인 오큘러스 홈과 3D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오큘러스 시네마 등 관련 콘텐츠 서비스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삼성전자를 통해 기존 PC 기반의 가상현실 기기 시장을 넘어 모바일 시장에도 진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저커버그는 전날 방한 직후 오큘러스 한국지사를 먼저 방문하는 등 관련 사업을 각별히 챙기고 있다.
페이스북은 또 모바일 결제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최근 한 스탠퍼드 대학생은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페이스북의 애플 iOS(운영체제)용 애플리케이션 코드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은 지난달 온라인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의 전 CEO인 데이비드 마커스를 영입해 메시징 팀을 맡겼다. 향후 모바일 결제사업을 그에게 맡길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이 최근 220억달러에 인수한 왓츠앱도 모바일 결제사업과 연관된 의도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이 실제 애플용 모바일 결제앱을 개발했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도 예측 가능하다.
페이스북은 또 삼성과 애플 등이 활발하게 추진 중인 헬스케어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방식의 헬스케어 서비스가 그 사업 방식으로 거론된다. 헬스 앱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건강 정보를 업로드하면, SNS를 통해 특정 개인이나 사용자들 또는 공공집단이 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어 시리즈의 S헬스 앱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이번 만남을 통해 이 분야 협력확대 가능성이 대두된다.
삼성측은 일각에서 제기된 '페이스북 전용폰'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매출의 90% 이상이 광고에서 나오는 페이스북은 모바일결제 등 새로운 수익창구를 찾고 있다. 이 가운데 저커버그는 지난해 6월 방한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었고 지난 7월에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에서 만나, 두 사람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