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경기 살리고 RP 금리 내리고” 중국 '미니' 경기부양책 잇달아
2014-10-15 10:32
주택공적금 규제 완화, 한달새 RP 발행금리 두차례 인하 등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3분기 경제성장률이 7.5%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는 등 최근 중국 경기둔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중국 당국이 잇달아 미니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미니부양책은 주택 경기부양과 물밑 통화완화에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9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주택도시건설부, 재정부와 공동으로 주택공적금(住房公積金)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통지를 발표해 주민들의 주택공적금 대출을 장려했다.
주택공적금이랑 개인이 적금을 붓는 만큼 기업 등 소속기관이 일정 분을 분담하는 일종의 장기 주택적금이다. 은행은 개인이 집을 살 때 주택공적금 잔여액수에 따라 대출금액을 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인구 유동성이 활발한 것을 감안해 타 지역 전입 후 주택공적금 예치기간이 6개월 미만이더라도 이전 지역의 주택공적금 예치 기간을 합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중간에 이직하더라도 주택공적금도 함께 이전해 지속적으로 예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주택공적금의 지역간 이동이 불가능했다.
이밖에 주택공적금 중개수수료 인하, 주택공적금 대출 보험이나 공증, 주택 감정평가 등 주택공적금 신청에 필요한 비용도 대폭 감면했다.
중국의 미니부양책은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한달 새에만 환매조건부채권(RP 레포) 발행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며 물밑 통화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4일 중국 인민은행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200억 위안(약 3조5000억원) 어치의 14일물 레포를 발행했다.
레포 발행 금리는 종전의 3.50%에서 3.40%로 0.1% 포인트 낮아졌다. 지난달 18일 3.7%에서 0.20%포인트(20bp) 낮춘 지 한달 도 채 안 돼 다시 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은행 간 단기자금시장의 벤치마크가 되는 레포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를 유도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시장은 이번 결정이 성장 둔화를 막겠다는 중국 정부의 부양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최근 중국 경제 영역 곳곳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올해 들어 3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8월에 하락으로 돌아서며 두 달 연속 부진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9월 중국 수출이 '깜짝' 증가했지만 무역통계 조작 의혹이 재차 수면위로 떠오른 형국이다.
중국 내수침체의 영향으로 9월 소비자물가 전월대비 상승률은 1.6%로 다시 1%대로 내려앉으며 전반적인 둔화세를 보였다. 오는 21일 발표될 중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은 7.2%로 5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여전히 대규모 경기부양은 없을 것이란 의지를 내비치며 이같은 미니부양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마쥔(馬駿) 인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총회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당분간 중국에서 대대적인 부양책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