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이어 제조업마저 '휘청'…'주택 부양카드' 꺼내 든 중국
2014-10-01 13:30
인민은행, 첫 주택 담보대출 자격요건 완화
아주경제 베이징 조용성 특파원·배인선 기자 =중국 주택가격이 5개월째 하락하고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등 중국 경기 둔화 조짐이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 7.5% 방어에 빨간 불이 켜진 중국 당국이 주택경기 부양카드를 꺼내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주택금융 서비스 업무에 관한 통지'를 발표해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조건을 한층 완화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1일 보도했다.
통지에 따르면 과거 주택담보대출 기록이 있더라도 이미 대출액을 100% 상환했다면, 추가로 주택을 구매하더라도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적용받아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재 중국은 실수요 회복 차원에서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한해서만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시중금리의 30%까지 할인해 주고, 주택 초기 납입금 비중을 30%까지 인하하는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주택 거래를 활성화 해 중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살리고자 하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제조업 회복세마저 꺾이면서 중국 경제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중국 전달 대비 주택가격도 5개월째 하락하는 등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1일 중국지수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부동산 가격지수에 따르면 100대 도시 9월 신축주택 평균가격은 1만672위안으로 전달 대비 0.92% 하락, 5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는 앞서 8월(0.59%)보다 낙폭이 한층 더 확대된 것이다. 같은 기간 100대 도시 중 79개에서 주택 가격 하락해, 전달의 74개에서 5개 증가했다. 특히 중국 10개 주요도시 집값은 전달 대비 1.23%나 하락하며 전달의 비해 하락폭이 확대됐다. 중국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징조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둔화는 부동산·토지 수입에 의존해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 수입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전했다. 지난해 중국 지방정부의 총수입가운데 부동산과 토지관련된 수입이 20%가량에 달했다.
S&P는 "각 지방정부들은 삼공경비(三公經費: 해외출장비, 관용차량 유지비, 접대비) 등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소유자산 매각을 통해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쿤밍(昆明)시는 올 상반기 토지사용권 매각수입이 60%이상 줄어들자 계획한 사업을 연기하거나 포기하고, 삼공경비는 과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는 지방정부 소유 철강기업인 네이멍구바오강강롄(包鋼鋼聯)의 재고물품을 헐값인 486만위안에 매각해 재정을 충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