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김무성·김문수’ VS 야권 ‘박원순·문재인’…막 오른 차기 대권 전국시대
2014-10-13 16:18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여야의 차기 대권 주자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대세론의 마지노선’인 30% 지지율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당분간 대권 잠룡의 전국(戰國)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대세론’이 없다는 것은 사실상 여의도발(發) 정계개편을 통한 역학구도의 급변 가능성을 의미, 차기 대권을 둘러싼 각 주자 간 치열한 수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총선 직전 여야 역학구도의 새 판짜기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13일 ‘리얼미터’의 10월 둘째 주 정례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 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를 기록하며 일주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이는 지난주 대비 3.7%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세월호 정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실망한 범야권 지지층과 과거 ‘안철수 현상’을 뒷받침한 중도파가 박 시장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대선의 급행열차’를 탄 박 시장의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여권에서 이날 첫 외교행사로 중국을 선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의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6.8%),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6.4%), 홍준표 경남도지사(4.2%), 남경필 경기도지사(3.5%), 안희정 충남도지사(3.4%) 등이 뒤를 이었다. ‘모름·무응답’ 등 부동층은 17.8%였다.
눈여겨볼 대목은 △3강(박원순·김무성·문재인)-1중(김문수)과 하위권 그룹(안철수)의 차이점 △여야 대선 주자들이 대세론을 만들지 못한 이유다.
과거 ‘박근혜 대세론’과 ‘이회창 대세론’처럼 강력한 인물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노선 구도 등을 고리로 ‘제3 인물론이나 제 3지대 창당’ 등의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이 지점과 궤를 같이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상위권과 하위권 그룹의 차이와 관련, “전반적인 인지도와 당내 조직 장악력, 타인의 선거 당락에 대한 영향력 중 2가지 이상을 지니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새정치연합 내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는 박 시장의 경우 인지도와 타인의 선거 당락에 대한 영향력이 있는 반면 하위 그룹에 포진한 안 전 대표는 최근 2030세대의 이탈과 7·30 재·보선 참패 등으로 인지도와 타인의 선거 당락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2∼3위를 기록한 김 대표와 문 의원의 경우 인지도와 조직 장악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반면 하위권 그룹은 현재 어느 조건도 충족하지 못하면서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배 본부장은 대세론 형성과 관련해선 “여권은 정국 상수인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하락했을 때, 야권은 정당 지지율이 30%대를 뒷받침할 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은 박 대통령의 레임덕 국면, 야권은 정계개편 발발 이후 ‘대세론’이 꿈틀거릴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