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감, 담뱃값·의료민영화 논란

2014-10-13 16:55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13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내년 1월 시행하는 담배가격 인상이 주요 쟁점이 됐다. 야당은 간접세인 담뱃세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담배가격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서민증세’라고 지적했다. 의료법인이 영리 활동을 할 수 있게 한 자회사(영리자법인) 허용도 논란이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는 담뱃값 인상으로 의도하지 않은 증세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하지만 조세재정연구원의 추계에 따르면 담배가격을 4500원으로 고정할 경우 담배세수가 가장 커진다”며 “담배세 인상의 기본 목적이 세수 극대화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세재정연구원 추계 자료를 보면 담뱃값 인상에 따른 세수효과는 담배소비 감소 수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면 담배소비량이 34.0% 줄고, 세수는 약 2조8000억원 늘어난다.

담뱃세 인상으로 늘어난 세수액이 73%가 중앙정부에 귀속되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에는 각각 17%, 10%의 세수만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담뱃값 인상은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한 지자체와 교육청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가 담뱃값 인상으로 늘어나는 건강증진기금을 원격의료 사업에 사용하기로 한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됐다.

같은 당 김용익 의원은 복지부의 ‘2015년 예산안 사업 설명자료’를 확인한 결과 복지부가 담뱃값 인상으로 걷어들인 건강증진기금 가운데 9억9000만원을 ‘원격의료 제도화 기반구축 사업’에 새로 편성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도 건강증진기금 대부분을 금연사업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한데 따른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담뱃값을 올린 돈으로 원격의료를 추진하겠다는 생각은 황당하다”고 비난했다.

정부의 의료법인 영리자법인 설립 허용도 문제가 됐다. 같은 당 인재근 의원은 “영리자법인 허용은 의료민영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허용한 투자활성화 대책을 보면 광기같은 것이 느껴진다. 정부가 투자를 조금 늘리겠다고 공공성을 내팽겨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영리자법인은 의료민영화가 아니며, 의료민영화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도 영리병원 정책을 반대한다”며 “다만 해외환자 유치나 보건산업 수출 등 국내 보건의료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는 필요한 규제 조정이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