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잠실 등 강남권 재건축 상승세 주춤… "당분간 숨고르기"

2014-10-13 15:22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경. [사진=노경조 기자]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재건축 조합장 구속이 악재인 건 분명하지만 여전히 문의전화가 많고, 거래도 잘 되고 있다. 아직 새 조합장을 선출할지 등 정해진 바가 없어 지켜볼 뿐이다."(잠실동 D공인 관계자)

재건축 연한 단축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던 강남지역 재건축 (예정)단지들이 최근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대책 발표 직후 수천만원씩 상승하던 호가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특히 송파구는 빠른 재건축 사업 속도를 자랑하던 잠실동 주공5단지가 조합장 구속영장 청구 등의 문제에 휩싸이면서 매매가격 변동률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주(10월 둘째주) -0.03% 하락했다. 개별단지별로 보면 잠실 주공5단지도 1000만~2000만원가량 시세가 떨어졌다. 잠실엘스와 리센츠도 전용 84㎡의 매매가격이 9억7000만~10억4000만원 수준으로 대책 발표 직후 상승하던 호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현재 전용 76㎡가 평균 11억4000만~11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1000만원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달보다 500만~1000만원씩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 E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초 9억1000만~9억2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던 전용 76㎡이 최근 8억9000만~9억원에 거래되는 등 매도인들이 눈높이를 낮추는 모양새"라며 "일부 전세도 500만~1000만원 정도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1일 대책 발표 직후 하루 만에 호가가 2000만원 상승하며 대표적인 강남권 단지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노후 정도가 심해 내부 수리가 이뤄졌거나 로열층인 매물이 우선 빠진 이후에는 추격세가 주춤하다는 설명이다.

S공인 관계자는 "거래량의 경우 원래 건수가 많은 단지는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무난하게 여기고 있다"며 "매수자들이 7월 말부터 가격이 급증한 데 대해 다소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포동 주공아파트도 7~8월에 비해 매수세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시영아파트를 제외한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지난달 호가가 3000만~4000만원씩 올랐으나,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현재는 2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전용 49㎡가 추석 전후에 8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으나 현재는 8억2000만~8억3000만원으로 낮아졌다"며 "7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 41㎡도 요즘 7억원을 밑도는 매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격 상승 흐름이 주춤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책의 약발이 떨어졌다고 운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개포 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주춤하는 것은 최근 1~2개월 동안 가격이 급증한 데 따른 피로감 때문"이라며 "당분가 추가 상승이 제한적이겠지만 이를 하락세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