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군대 안 가려고 손가락 자르고…약물 주사에 고환 적출까지

2014-10-10 13:18
정신질환은 기본…인터넷에 ‘군 면제’ 자랑하다 적발되기도


신체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으나, 질병을 치유해 자진 입영한 김동환 일병과 국외 영주권자로 병역이 면제됐음에도 굳이 조국을 지키겠다고 이역만리에서 달려와 성실한 군 생활로 모범을 보이고 있는 한상훈 일병 등 모두 10명이 병역의무의 숭고한 가치를 높인 올해의 모범 병사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 [병무청]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병역 면제를 시도하다 적발된 건수가 다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면제 시도 방법 또한 엽기적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미경 의원(새누리당, 수원 권선)이 10일 병무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병역 면탈 적발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병역 면탈을 시도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178건이다.

병역 면탈 시도는 지난 2010년 66건이던 것이 2011년 15건으로 줄었으나, 2012년 19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 48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 말 기준으로 이미 30건이 적발됐다.

병역 면탈을 위한 방법도 다양하다. 지난해 A군은 고의로 어깨 관절을 파열시켜서, B군은 고의로 어깨를 빼서 습관성 탈골증으로 위장했다.

문신으로 4급 공익 판정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팔다리, 상체 또는 몸 전체에 걸쳐 고의로 문신을 시술하는 등 5년간 33명이 병역 면탈을 시도했다.

정신질환 관련 사례도 꾸준해 지난 5년간 33명이 대인기피, 우울증 등 정신분열병이나 인격 행태장애로 위장했다. 올해 C군은 ‘큰 소리가 나면 팔다리가 움직이는 등 이상운동증이 있다’고 위장했다가 들통이 났다.

군 면제를 받기 위한 엽기적인 행태도 도를 넘고 있다. 작년에는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작두로 손가락을 고의로 절단하는 사례가 있었고, 발기부전제를 주사하고, 양쪽 고환과 전립선을 적출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의로 아토피 환부를 자극하고 치료를 방치해서 군 면제를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또 올해 D군은 미국 중학교 중퇴 후 다른 중학교에 입학했으면서도, 사실을 은폐하고 병역을 면탈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인터넷 상에서 병역 면탈을 모의하거나, 병역 면제를 자랑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올해 E군과 F군은 인터넷상에서 4급 공익을 가기 위해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고 실행에 옮겼고, G군은 인터넷상에 ‘아픈데 없고 정신 멀쩡한데 군 면제받았다’고 자랑하는 글을 올렸다가 병역 면탈 행위가 적발됐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정 의원은 “병역을 고의로 기피하는 사람들로 인해 묵묵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며 “국민 개병제(皆兵制)를 시행하는 나라에서 병역 면탈 시도가 계속 늘어나는 현상은 병무청과 군 당국의 땜질식 대책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사람들이 발을 뻗고 잠 잘 수 없도록, 근본적인 방안을 모두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