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은, 통화정책 목표가 '2∼3% 인플레이션인 점 명확히 밝혀야"
2014-10-08 13:47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일차적 목표가 2∼3%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데 있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KDI 정책세미나 '경기 활성화·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경제정책 방향'에서 현재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오르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조 부장의 발언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부장은 "현재는 객관적으로 검증되기 어려운 '금융안정' 같은 다양한 목표를 (한국은행이) 추구하는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내수가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범위를 지속적으로 밑돌고 있다"며 "3% 중반의 잠재성장률과 2% 내외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면 5∼6%의 경상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1% 오르는 데 그쳤다.
아울러 조 부장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가계부채를 심화시킬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금융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내수 회복의 마중물로서 단기적으로는 재정적자 확대를 용인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 확대 요인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훈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 발표에서 "정부가 추진중인 유망서비스산업과 함께 사업서비스를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시켜야 하지만 한국의 사업서비스는 경쟁 제한적이고 기업화되지 못해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사업서비스는 경영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디자인, 엔지니어링, 컨설팅, 인력개발, 마케팅, 리서치 등을 말한다.
김 소장은 사업서비스 경쟁력을 위해 "전문자격사 제도를 통한 인원 통제, 이중개설 금지를 해소하고 무형자산 거래에 대한 법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출 등 독자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아져 사업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야 하고, 제조 공장만이 입주하는 산업단지에서 탈피해 사업서비스가 융합된 클러스터(산업집적지)로 재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의료, 교육 등 사회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공공성 또는 소득재분배 기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산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의료의 경우 국내 의료 체계를 보존하면서 외국환자 유치, 해외병원수출 정책을 추진해 성과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일 KDI 금융경제연구부장은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금융정책방향' 발표에서 생산적 영역으로 자금 공급을 막는 구조적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은행의 성과보상체계를 중·장기 성과에 연동하도록 인센티브를 재조정해 유망 모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대출을 원하는 중소기업 간에 신용보증조합을 만드는 등 은행대출에 대한 관리·감시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허권시장 활성화 등 기술금융 기반 여건을 조성하고 기술평가정보(TCB)의 품질·활용도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모험자본을 육성하고 코스피 및 코스닥(코넥스)시장을 경영 분리해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경준 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정책방향' 주제 발표에서 대기업, 공기업 노동조합이 단체협약 등으로 지나치게 보호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노동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의 기본적인 방향은 대기업·공기업 정규직의 고용보호 완화, 소기업·취약계층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 확대와 차별 완화라는 두 축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