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 기고] 청렴이 곧 국가 생존
2014-10-08 12:05
그리고 올해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0여 명이 사망,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이 커 더욱 국민에게 충격과 침통을 안겼다. 그 후 불법 화물 적재와 선박 증축, 골든타임 허비, 승객 버리고 탈출하는 선원들 사상 최악의 무책임함, 정부의 재난대응체계 미흡, 해양 관련 산하ㆍ유관기관 핵심보직 독식과 이로 인한 봐 주기식 일처리 등 총제적인 문제가 원인으로 거론되었다.
15년 전 어이없게 어린 생명을 잃고도 올해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참사를 또 겪게 된 데는 한국사회의 부정부패가 그만큼 뿌리 깊게 박혀있으며 심지어 부정부패를 저지르고도 이를 부패라고 인식도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2013년도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77개국 중 46위로 2010년 39위보다도 오히려 낮아졌다. 그리고 OECD가입 34개국 중에는 27위로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거의 후진국 수준의 머물러 있다. 또한, 2013년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7%가 한국사회가 부패하고, 54.3%가 행정 분야가 부패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공무원의 4.0%만이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실제 국제부패지수(global corruption barometer)에 따르면 국민의 5%미만이 "뇌물 제공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여 전 세계평균인 25%보다는 매우 낮은 수치였다고 한다.
실제로 뇌물 제공 경험이 극히 낮으면서도 절반이 넘은 국민이 공직뿐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이 부패하다고 인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 뇌물수수나 불법에 대한 실제 경험뿐만 아니라 언론 등을 통한 간접 경험, 대가성이 없는 알선이나 청탁, 나아가 행정 서비스의 미흡에 대해서도 공무원이 청렴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사고를 생각해 보면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이 높아서, 잣대가 엄격해서 실제 이상으로 우리사회가 부패하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마냥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 모두는 직위를 이용한 알선청탁, 금품수수, 공금횡령 등만이 부패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그것이 국민 한 사람 나아가 여러 사람, 사회 전체에 엄청난 피해를 안기는 결과로 이어지는 부패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국민의 기대 수준보다 강도 높은 기준으로 스스로를 진단하고 검열하여야 할 것이다.
씨랜드, 세월호 사고를 되돌아보며, 항상 스스로를 검열하는 청렴의식만이 추락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고 선진국으로 나가기 위한 국가 생존의 해결책이란 사실을 정부와 공무원, 기업, 국민 모두는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