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호, 최병오, 김성주 ... 패션 CEO들의 외도?
2014-09-29 18:18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패션업체 오너 경영자들의 활발한 대외 활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중견기업을 일군 이들의 노하우를 배우려는 단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섬유·의류 등 패션 유관 단체 외에도 정치·스포츠·사회 등 다양한 단체 수장을 맡으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현재 인천아시안게임 선수단장 외에도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명예회장, 한국패션협회 이사, 대한요트협회 회장 등 세정그룹 회장을 포함해 모두 5개의 중책을 맡고 있다.
회사 측은 "바쁜 외부 일정 중에도 수십개 브랜드의 품평회를 일일이 챙길 정도로 부지런하다"며 "정치·사회·스포츠 분야의 인맥이 넓다보니 기업 운영과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현재 패션그룹형지 외에도 500여개 중소봉제회사들로 구성된 한국의류산업협회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가인 그는 밑바닥부터 시작해 성공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외부 강연, 활동 등에 많은 정성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수면 시간이 하루 4시간이고 특별한 저녁 약속이 없으면 오후 10시까지 퇴근을 안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각종 외부활동을 하면서도 브랜드 디자인, 마케팅 등을 직접 챙기는 스타일이라 직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전했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이번 정권 들어 대외 활동 폭을 넗히고 있다.
김 회장은 성주그룹 회장, MCM 홀딩스 AG 회장, 성주재단 이사장,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위원, 월드비전 이사에 이어 최근 대한적십자사 총장에 임명됐다. 지난 2012년에는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오너 경영자들의 대외 활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양분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 기업 인지도가 올라 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정·관계 및 지역사회 고위급 인사들과 두루 인맥을 쌓아야 기업 활동도 원활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이를 비즈니스 연장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입장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오너의 명성과 매출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특히 패션 사업은 감성과 문화를 파는 분야기 때문에 오너의 개인적인 외부 활동을 브랜드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이용해 정치적인 시그널을 주면서 본인의 대외 홍보에 집중하는 것은 기업체의 장기적인 미래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정 활동을 두고 사회적인 구설수에 휘말리면 그동안 쌓아왔던 브랜드 이미지도 한꺼번에 실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