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용소문학 선구자 장셴량 별세

2014-09-28 18:36

[사진=인터넷캡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소설 '남자의 반은 여자' 등 중국 현대문학사에 남는 걸작을 남긴 작가 장셴량(張賢亮)이 지난 27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1936년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 태어난 그는 1950년대 초 작가 활동을 시작했으며 1955년 베이징에서 닝샤(寧夏) 회족자치구로 이주, 농사를 짓다가 교사로 일했다. 닝샤회족자치구로 간 지 2년 후 '반(反)우파 투쟁'이 몰아치면서 그의 시 작품 가운데 한 편이 '반혁명적'이라는 이유로 강제 노동수용소로 보내졌다.

그의 작품은 30여개 언어로 번역됐다. 이 가운데 1985년 발표한 자전적 장편소설 '남자의 반은 여자'는 당시 중국 문단의 금기를 깨고 성(性)문제를 다뤘다. 수용소문학의 백미로 불리며 그에게 '중국의 밀란 쿤데라'라는 명성을 안긴 작품이기도 하다.

'영혼과 육체' '황하의 아들' '자귀나무' 등의 소설도 유명하다. 그는 1993년에는 닝샤회족자치구 수도 인촨(銀川) 근교 전베이바오(鎭北堡)에 서구식 영화세트장을 설립했다.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의 데뷔작 '붉은 수수밭"(1987년)을 비롯, 100편 이상의 영화가 이 곳에서 촬영됐다.

장셴량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 웨이보'에는 네티즌들의 애도 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그의 모든 작품은 중국에서 금기시된 많은 주제를 다뤘다"며 "섹스, 기아, 노동수용소 생활 등에 관해 쓴 첫 번째 현대 중국작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