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출발’ 새누리 혁신위, 제2의 ‘권력다툼’ 예고
2014-09-28 15:55
“대권주자 놀이터냐”인선 불만…김무성號, 계파갈등 봉합 시급
그러나 인선 과정에서 계파간 갈등이 수면위로 표출되고 이해관계가 얽힌 대권주자의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향후 혁신위발(發) 제2의 권력다툼은 계속될 전망이다.
28일 새누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무성 대표 중심의 당 지도부는 이번 인선과정에서 예상보다 격한 친박계 반발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미 김무성 대표가 맥을 잡은 1차 혁신위 인선에서부터 내부 혁신위원들은 대부분 비박계로 채워지자, 유기준, 이정현 의원 등 여러 친박계 의원들의 입을 거쳐 직접적으로 불만이 불거진 바 있다.
그러다 홍준표·원희룡 지사의 혁신위 합류 여부를 놓고 혁신위 인선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게 됐다. 추가 인선에 전권을 갖고 있던 김문수 위원장은 과거 당 혁신기구 위원장을 맡았던 두 지사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인선안을 밀어붙이려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현직 도지사들의 참여가 적절한지 여부와 잠재적 대권 주자들의 혁신위 입김이 커질 것이란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25일 혁신위 추가 인선을 논의한 최고위원회에서 “혁신위에서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인적 구성에서부터 당내 공감이 필요하다”며 “일부에선 우리 혁신위가 대권주자들의 놀이터냐는 비아냥 섞인 비판이 나온다”고 쏘아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나도 도지사를 해 봤고 김 위원장도 해 봤지만 종합행정을 하면서 장시간 시간을 실제 뺄 수가 없을 것”이라며 “무슨 의도를 갖고 이렇게 구성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같은날 비슷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최고위원의 이같은 반발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차기 대선 경쟁에서 혁신위 출신 인사가 득세할 경우 자신들이 수세에 몰릴 것이란 우려에서 나온 것이란 분석이다. 또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이날 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혁신위 인선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이번 혁신위가 주도할 혁신 방향에 대해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 내 비주류 인사들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개헌 등을 주도적으로 논의하는 데 대해 반발감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누리당 최고위는 결국 이날 논란 끝에 나경원 의원과 송정희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회장, 김정미 베트올 대표 등 7명을 혁신위원으로 추가로 선임했고, 홍준표 원희룡 지사는 혁신위원이 아닌 자문위원으로 자리를 바꿔 위촉하기로 했다. 두 지사의 경우 사실상 혁신위 의사 결정과정에서 배제된 셈이다.
혁신위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당내 갈등이 당장은 잘 봉합된 것 같지만, 혁신위발 권력 다툼은 더욱 거세질 것이란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김무성 대표가 김문수 위원장을 혁신위 수장으로 앉히고, 김 위원장이 다른 잠룡들을 합류시키려던 것은 서로간 협력을 도모하는 동시에 자신들에 대한 당내 집중 견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번 혁신위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여권내 대권 잠룡들이 향후 혁신 과제에 대해서도 감놔라 배놔라 할 공산이 커질 전망이어서, 혁신위가 활동할 향후 6개월의 기간은 새누리당 내부적으로 제2의 권력다툼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혁신위가 공천 방식은 물론 총선 및 대선의 경선룰까지 다룰 경우, 향후 특정 대선주자나 계파의 생사를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위를 둘러산 갈등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번 인선과정에서 불거진 것처럼 향후 혁신위 활동은 당 안팎에서 가장 예의주시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혁신위가 혁신 과제 추진에 대해 특정그룹의 불만이 강하게 표출되면 감당할 수 없는 당내 권력다툼 향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새누리당 보수혁신위는 이번 주초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김문수 위원장은 홍, 원 지사의 자문위원 위촉으로 채우지 못한 혁신위원 두 자리에 대해서는 추후 상황을 봐서 인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