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을철, 집안 모기와의 전투

2014-09-26 09:19

 

▲제주보건소 방역담당 정안나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어느새 여름이 가고 해가 지면 서늘한 바람이 솔솔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초가을이 왔습니다. 가을밤 불청객, 집안모기만 없으면 우아하게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으련만, 앉아 있으면 집안 구석진 곳에서 모기가 나타나 우리의 수면을 방해합니다. 지피지기(知皮知己)이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이제 우리도 모기를 알고 모기에 대처해 나가는 생활의 지혜를 터득해 봐야겠습니다.

우선 모기는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약 13~20일 걸리고, 성충의 수명은 1~2개월입니다. 암컷은 산란을 위해 반드시 흡열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는 알에게 단백질 등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반해 수컷은 식물의 즙액이나 과즙을 빨아먹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여름밤의 불청객 모기를 퇴치하는 방법은 암컷이 산란할 수 있는 여건을 없애고 모기가 싫어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모기 유충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는 고인 물에 잘 서식하기 때문에 실내․외 잘 사용하지 않는 용기는 뒤집어 놓거나, 꽃병, 습지식물을 키우는 용기 등은 자주 물을 갈아주어 모기 유충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각 가정의 화장실 정화조는 모기 유충이 서식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모기 유충을 구제하고 구제 후에는 정화조 환기구에 방충망을 설치하여 성충이 정화조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와 아울러 실내에 구문초, 야래향, 타임, 제라늄 등 모기가 싫어하는 식물을 놓아두거나 계피가루를 놓아두면 모기퇴치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한번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편 어둡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모기는 빨강, 파랑, 검정 등 진하고 어두운 색상을 좋아하는데 따뜻한 실내에서는 흰색과 같이 밝은 색상의 옷을 헐렁하게 입도록 하고 땀을 많이 흘렸거나 운동 후 근육에 쌓인 젖산이 분해 될 때 나는 냄새는 모기가 좋아하므로 잠들기 전에는 청결하게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샤워 후에는 향이 자극적인 스킨이나 향수 사용은 후각이 예민한 모기를 불러 모으는 지름길이므로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모기에 물린 후 긁어서 생기는 흉터를 방지하려면 모기에 물린 직후 가려움증이 심해지기 전에 알칼리성용액(암모니아수 등)이나 벌레 물린데 바르는 연고등을 활용하여 진정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침을 바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절대 금물입니다. 침 속에 함유된 세균에 감염되어 상처를 악화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가을입니다. 바야흐로, 말은 살찌고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나기 좋은 계절입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과, 그 곁을 지키는 우리 제주시민들 모두 숙면할 수 있도록, 가을철 집안 모기와의 전투을 시작합시다./정안나 제주보건소 방역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