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GGGF]최수현 금감원장 "금융권, 법과 원칙 지켜야 한다"

2014-09-25 17:01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 현재와 미래' 기조강연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25일 아주경제가 개최한 '제6회 글로벌그린성장포럼(GGGF)'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에 법과 원칙을 지킬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불미스런 사건·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한 원인이 기본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금융권과 금융소비자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 금감원이 적극 나서 도와줄 것을 약속했다.

최수현 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6회 2014 글로벌그린성장포럼(GGGF)에서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금융의 잠재리스크 요인 

최 원장은 글로벌금융의 잠재리스크 요인으로 각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 조기인상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일본과 유로존의 경우 추가 금융완화 조치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일본의 아베노믹스 부작용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등도 국내기업의 수출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잠재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최 원장은 또 글로벌 금융규제의 방향을 △자본·유동성 규제강화 △시스템리스크 관리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중요성 부각 등으로 진단했다. 이같은 규제는 국내 은행의 외형 확대경쟁을 위축시키고, 조달비용 상승과 수익성 저하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업종의 IT기업이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의 하나로 꼽았다.

◆한국 금융의 경쟁력 '아직 취약'

특히 최 원장은 한국 금융의 경쟁력이 세계 무대에서 크게 뒤쳐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5월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60개국 중 26위에 올랐다.

그러나 항목별로 봤을 때 금융의 기업활동 지원 52위, 금융규제의 적절성 55위, 금융시스템 위험요인 대응은 52위에 불과했다. 9월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는 144개국 중 26위에 올랐지만 금융시장 성숙도는 80위에 머물렀다. 이밖에 금융산업의 고용기여도 3.2%,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 7% 이하 등이다.

수익성 면에서도 취약하다. 지난해 390개 금융회사(전체의 14.7%)가 적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저축은행(47.2%) 및 증권사(45.2%)의 경우 적자회사 비중이 높았다.

다만 올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됐다. 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원 늘었고, 보험업권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00억원 늘었다.

◆법과 원칙의 중요성…보신주의 혁파 

금감원은 이같은 글로벌 및 한국 금융시장의 현실을 감안한 금융감독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 원장은 "저축은행 사태, 동양그룹 사태, 카드사 정보유출, KB금융 사태 등 사건·사고가 일어난 원인은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과 규정이 없었던 게 아니지만 지키지 않아도 강력한 제재가 없었기 때문에 사고가 재발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보호에 실패하거나 기본을 어기는 것에 대해선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물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보신주의 혁파에 적극 나설 것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급속한 노령화(100세 시대 도래) 대비, 금융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회복, 금융권의 사회적책임 강화 등을 금융권의 당면 과제로 꼽았다.

최 원장은 "금융 질서를 바로 잡는 일은 금감원의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며 "고용 확대를 위해서라도 금융권이 양적·질적으로 발전해야 하고, 이를 위해 모두가 힘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해가 되지 않거나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언제든 물어보고 요구하면 금감원이 책임지고 도와드리겠다"며 "지금은 금융권에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금융인 여러분들이 더욱 힘을 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