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남현희 부상투혼, 확률이 1%라도 포기 안해

2014-09-24 21:28

펜싱 여자 단체전 금메달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한국이 낳은 '펜싱 스타' 남현희(33·성남시청)가 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단체전 5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하고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남현희와 오하나(29·성남시청), 전희숙(30·서울시청), 김미나(27·인천 중구청)로 이뤄진 한국 대표팀은 24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대회 결승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한국의 5연패와 함께 실력을 입증했다.

선봉과 9번 주자라는 중책을 맡았던 남현희는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 서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지만 지난해 출산 이후 3개월 만에 복귀해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데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남현희는 "야구선수들이 운동을 계속 하면 어깨가 나가듯이 저도 뼈가 변형됐다"면서 "최근 전방십자인대가 손상돼서 뒷다리에 힘이 잘 안 들어갔고, 참고 하다 보니 반월판 연골이 찢어졌고, 또 참다 보니 무릎에 물이 찼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남현희는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참은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가 참으면 팀에 보탬이 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딸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표현했다.

남현희는 "딸이 말을 곧잘 한다"며 "집 떠나서 선수촌으로 간다든지 할 때 '가지마' '안아줘' 등 표현을 하니까 더 미안하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딸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며 "확률이 없다고 생각해도 포기하지 말고 단 1%의 확률이라도 남아 있다면 분명히 방법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8라운드에서 중국의 톱랭커 리후이린을 5-0으로 압도하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희숙도 부상투혼을 보였다.

6라운드 도중 상대 검에 오른손을 다쳐 테이프를 감고 다음 라운드에 들어간 전희숙은 경기 후 "손이 찢어지긴 했는데 경기에 임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아픈 것은 완전히 잊고 했다"고 말했다.

전희숙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수도 있는데 우승으로 장식해서 좋다"며 "개인전의 영광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돌렸는데 단체전의 영광은 뒷바라지해주신 어머니께 돌린다"면서 웃었다.

대표팀 주장 자격으로 공식 기자회견에 자리한 오하나는 최근에 팬들이 펜싱에 많은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