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26일까지 부분파업…임단협 장기화 될 듯
2014-09-23 15:25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장기화 될 조짐이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전 부지 매입 문제가 임단협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타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23일 현대자동차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후부터 오는 26일까지 4일 간 총 12시간의 부분파업에 나선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울산공장 1조 근무자 1만3000여명이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오후 3시30분 출근하는 2조 근무자 1만여 명도 오후 10시10분부터 2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이어간다. 전주와 아산공장, 판매, 정비분야, 남양연구소도 각각 2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날 부분파업만으로 현대차는 2100대의 생산차질(잔업거부 1시간 포함)과 400여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앞서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올해 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충분히 인내하며 회사의 전향적 결단을 촉구했다"며 "회사의 변화된 제시안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 교섭을 연기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 초 상견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2차례에 걸쳐 진행됐지만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 해고자 복직, 손배소 철회 요구안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 밖에도 노조는 △기본급 기준 8.16%(15만9614원) 임금인상 △조건없는 정년 60세 보장 △주간연속 2교대제 문제점 보완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가압류와 고소고발 취하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파업이 문제해결의 수단이 될 수 없다"라며 "비현실적 요구로 또다시 파업을 하는 것은 교섭을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파업은 수많은 협력업체는 물론 힘겨운 상황에 처한 우리 경제에 어려움만 가중시키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한전 부지 매입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회사가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을 제시하며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구입하려 했다며 그동안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주장해온 회사 가 통상임금 확대 등에 비용을 들어 반대하면서도 한전부지 입찰에 천문학적 금액을 들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한전 부지 매입 계획과 노사 협상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전 부지 입찰 참여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 노조도 이번 주 2차례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기아차 광주공장과 경기 화성, 경기 소하리 공장 노조는 24일과 26일 총 16시간의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24일에는 1조와 2조가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 26일에는 1조와 2조가 각각 6시간씩 파업에 나선다. 기아차 공장 3곳은 지난 22일과 28일에도 각각 총 4시간과 12시간의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광주 공장의 경우 두 차례 파업으로 1200여대 생산차질과 200억원대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