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향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이언맨'의 이동욱
2014-09-17 11:32
10일 첫 방송에서 6.6%(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 '조선 총잡이'(극본 이정우·연출 김정민)의 마지막회 시청률(12.8%)에 절반 수준이다. 이동욱과 신세경을 필두로 이미숙, 김갑수의 협업에도 시청자의 기대를 모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언맨'을 향한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뉜다. '허무맹랑하다'와 '신선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허무맹랑하다는 사람은 채널을 돌릴 것이고 신선하다는 사람은 '아이언맨'에 시선을 묶어둘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허무맹랑한데 신선한 재미가 있다'는 다소 난해한 반응도 있다는 거다. 분노 조절 장치가 고장난 주홍빈(이동욱)이 화가 나면 비가 오고, 더 화가 나면 등에서 가시가 돋는다는 설정이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맹랑하지만 놀랄만큼 신선한 소재가 재미있어서 자꾸 보게 된다는 것. 등에 칼이 돋아난다는 설정은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하지만 새로운 것에 갈증을 느끼던 시청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소재다.
'아이언맨'이 재미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동욱의 '파격'변신이다.
'여인의 향기'에서 암 선고를 받은 연인 이연재(김선아)에게 "나요~"를 외치던 로맨스의 끝판왕 이동욱이 "니들 머리를 빡빡 밀어 머리칼로 짚신 만들고 날마다 그 짚신에다가 밥 담아 먹으라 그럴 테니까"와 같은 거친 말을 내뱉는 모습은 충격적인 '아이언맨'의 소재만큼이나 신선하다.
까칠한 성격 탓에 외모도 까칠해졌다. 자신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주먹질과 발길질에 독설까지 덤으로 얹어 구사하는 캐릭터로 조금의 빈틈도 용납하지 않는 까칠하고 도도한 남자를 연기하기 위해 훈훈하기를 포기했다. 눈에는 독기를 넣었고, 입에는 거친 욕을 담았다.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점이었던 이동욱에게서 당분간은 따뜻한 눈빛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첫 방송에서만 소리 지르기를 여러번, 과거 이동욱에게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색다른 면모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언맨'은 곧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MBC '내 생애 봄날'과의 전쟁에 돌입한다. 비-크리스탈을 내세운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감우성-수영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내 생애 봄날'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바로 이동욱이다. 제작진은 절치부심한 남자로 돌아온 이동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