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 찬반 논쟁 심화 ’ 재계, “누진과세 도입시 한국경제 위축”
2014-09-16 16:09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의 저서 ‘21세기 자본’과 관련해, 국내에서도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회와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피케티 교수의 이론을 적극 도입해 양극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찬성론을 내세우자, 재계와 학계들가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오히려 소득분배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과 아시아금융학회(회장 오정근) 공동 주최로 16일 오후 여의도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 애머랄드룸에서 열린 ‘피케티 ’21세기 자본론‘과 한국 경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피케티 교수의 주장을 한국경제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피케티 교수의 의견에 반대하는 재계 및 학계 전문가들은 누진세율 도입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배상근 한경연 부원장은 세미나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경제성장은 기본적으로 기업가의 투자에 의해 이뤄지는데 고율의 누진소득세와 자본세를 부과하면 기업가의 투자환경이 악화돼 투자가 위축되고 고용과 분배구조가 더욱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성장은 불평등을 수반하게 마련이다.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으면 성장의 엔진이 제거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피케티가 소득이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상위계층의 구성도 시간적으로 변동한다. 문제는 불평등이 아니라 불공정과 빈곤문제다”고 강조했다.
현진권 자유경제연장은 “피케티는 상대방에 대한 배 아픔의 인간정서를 부추기면서, 소수에 대한 세금강화로 배 아픔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서 선진국에 진입해야 하는 국가인데, 피케티의 경제철학이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면 한국의 성장신화는 우리 시대에서 멈추고 말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원장은 “자본세 부과→자본수익률 저하→경제성장률 하락→자본소득 감소→국가경제 퇴보의 도식이 성립될 수 있다며 피케티의 주장은 한국의 자본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계속 성장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도움이 되지 않은 경제철학이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피케티 교수의 주장에 찬성하는 학자들은 부자 증세 도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소득분배가 악화된 원인은 피케티의 분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도 성장기가 끝나면서 경제성장률이 자본 수익률 보다 낮아졌으며, 대기업 임원들의 보수가 폭증했고, 부자들을 위한 정부의 감세정책이 바로 그것”이라며, 이렇게 해서 한국사회에도 상위 1%로의 소득 집중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세습자본주의가 안착돼 자신의 노력이나, 능력, 사회 기여와는 아무런 관계 없이 유산을 많이 받은 자들이 부와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지난달 20일 국회 민생정치연구회가 주최한 ‘피케티 21세기 자본론 어떻게 볼 것인가’ 세미나에서 “시대정신은 격차 해소이며 우리 정부가 빈부격차,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내지는 불평등 계약 등 격차를 줄이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피케티의 주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피케티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국회와 정부에서도 피케티의 이론을 정책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