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 놓친 유통업계, 아시안게임에 올인

2014-09-10 22:43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유통업계가 19일부터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월드컵 특수 실종으로 상반기 장사를 망쳤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을 하반기 가장 큰 호재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아시안게임 특수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최될 뿐만 아니라 경기 시간대도 월드컵과 달리 낮과 저녁으로 편성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이미 옥션에서는 스포츠 용품 및 응원 도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원용품은 최근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경기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응원 막대기, 메가폰 등을 중심으로 판매량 크게 늘었다. 경기장을 직접 찾으려는 소비자도 늘어, 망원경 판매량도 10% 증가했다.

휴대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미니망원경이나 카메라 등에 장착해 촬영도 할 수 있는 이색망원경도 인기다.

편의점 CU는 대규모 거리 응원보다는 가정, 술집 등에서 소규모 TV시청 응원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 관련 상품 위주로 고객 행사를 준비했다.

실제로 주류, 음료 20여 종의 상품을 구매 시 CU멤버십을 적립하면 30% 할인 및 +1 행사를 진행한다. 또 저녁시간 야구, 축구 등 주요 경기 일정에 맞춰 판매 상위 제품 카테고리의 재고를 평소보다 2배 이상 확보하고 경기 3시간 전 점포 환경 정비 및 상품 보충 진열을 실시키로 했다.

외국인이 자주 찾는 점포의 데이터를 분석해 외국인 선호 상품 베스트 상품(신라면, 김 등)들을 파악해 별도의 상품 코너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인 접객 안내문을 점포에 안내하고 160여 종의 상품에 외국어 가격표를 함께 부착한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월드컵과는 사뭇 다르다. 6월 월드컵은 불황과 세월호 참사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던 유통업계에 특수로 작용할 것처럼 기대됐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경기 시간 대부분이 새벽이었고, 16강 진출도 실패하면서 소비심리를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편의점 매출은 17~22% 가량 증가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거리응원전이 펼쳐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매출 신장률을 보이지 못했다.

남아공 월드컵 당시 일 매출이 최대 90% 이상 신장했던 치킨 전문점들도 새벽 시간에 경기가 몰리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맥주업계도 6월 한달간 판매량이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에 이어 월드컵 특수까지 실종되면서 유통업계는 최악의 해를 맞고 있다"며 "하지만 아시아 최대 스포츠 행사가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실적 만회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