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4곳 중 3곳 낙하산 재취업’

2014-09-09 08:48
김제남, 산자부 ‘낙하산 재취업’ 수수방관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정부가 관피아 대책 차원에서 인사부패 제거와 거래 투명성 확보를 위해 ‘퇴직자 재취업현황 DB 구축’ 계획을 세워놓고도 이렇다 할 추진성과나 점검 없이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 기관 및 공기업 고위직의 유관기관 진출과 유착 행태를 근절하자는 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원전 공기업 4곳 중 3곳꼴로 이른바 퇴직자의 ‘낙하산 재취업’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산하 에너지·원전 공기업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1개 에너지·원전 공기업 중 76%에 해당하는 16곳이 퇴직자 재취업과 관련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 김제남 의원실]

산업부는 지난해 공기업과 협력업체의 거래 투명성 확보의 일환으로 퇴직자 재취업현황 DB를 구축, 퇴직자 취업업체의 감찰강화와 납품비리 발생 시 계약참여 제한 등의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퇴직자 재취업현황 DB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태에 대해 김 의원은 “퇴직자 재취업의 현황 관리 부실은 공공기관 산피아 양산과 사회 적폐를 깊게 만든다”며 “이들은 공공기관이라는 업무의 특수성으로 재취업현황 관리가 없다면 산하·유관 기관별 유착과 채용비리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또 “이런 부실한 재취업 현황 관리 실태와 내부규정 미비는 심각한 인사비리와 산피아가 자유롭게 활동하는 환경을 방치한다”며 “산업부가 먼저 에너지·원전 공기업의 통일적인 DB 구축과 내부규정 수립을 위한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하며, 관련 규정이 잘 지켜지고 DB 구축이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는 등 통합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