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마이크로 파이낸스'로 해외시장 공략 박차
2014-09-15 15:38
마이크로 파이낸스의 경우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고, 향후 은행으로의 전환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업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 국가를 선점하는 이점도 있어 '1석3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이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활용해 잇따라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고 있다. 마이크로 파이낸스는 저소득층에게 대출, 저축, 보험 등의 금융서비스를 소액 규모로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마이크로 파이낸스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비교적 쉽게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금융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국가를 미리 선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은행들은 국내 시장이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현지에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인수 또는 설립한 뒤 영업력을 키워 향후 은행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3일 미얀마에서 현지법인 '하나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출범했다. 이는 국내 금융기관 최초의 해외 서민금융기관이다. 하나 마이크로 파이낸스는 레구 타운십을 비롯한 23개 타운십에서 농업, 영세 가내수공업을 생계로 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캄보디아 서민금융회사인 말리스를 인수하며 현지에 진출했다. 우리은행은 캄보디아를 비롯해 미얀마·라오스·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로의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이들 국가들의 은행업이 성숙되지 않은 만큼 새롭게 진출할 지역에는 기존의 진출방식에서 벗어나 마이크로 파이낸스, 저축은행, 할부금융 등 비은행업을 중심으로 먼저 진출해 시장을 선점한 뒤 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BS금융그룹의 BS캐피탈도 지난달 28일 미얀마에서 소액대출업에 대한 영업 인허가를 받았다. 앞서 BS캐피탈은 지난 3월 21일 미얀마 양곤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승인 절차를 진행해왔다. BS캐피탈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농업자금, 내구재 구입자금 대출, 학자금 대출 등 소액대출을 주로 취급한다.
이와 관련, 한 은행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특히 은행의 경우 영업 허가를 받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에 우선 승인이 비교적 쉬운 마이크로 파이낸스로 선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