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70% 육박… '깡통전세' 우려

2014-09-04 15:31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70%에 육박했다.

4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평균 69.1%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69.5%(2001년 10월)에 0.4%포인트 근접한 수치인 동시에 70%를 0.9%포인트 남긴 수치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매매가와 전세가격의 격차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전세가율 상승은 전셋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매매가격 상승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하는 속도보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 빨라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 전세가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집주인이 집을 팔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별로는 광주의 전세가율이 78.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광주 남구가 81.7%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80%를 넘기며 최고점을 찍었고, 동·서·북구 등 전 지역이 70%를 넘겼다.

대구는 서구(69.2%)를 제외한 중·동·남·북·수성·달서구, 달성군 등이 70%를 웃돌아 평균 74.9%를 기록했다. 대전(71.2%)은 서·유성·대덕구가 70%를 넘겼고 울산(72.1%)은 북구를 제외한 중·남·동구가 70%를 초과했다.

이밖에 수원(71.0%), 안양(70.6%), 군포(72.8%), 의왕(72.7%), 오산(71.1%), 안성(70.0%), 화성(75.1%), 강원(73.1%), 충북(71.8%), 충남(74.5%), 전북(75.2%), 전남(72.6%), 경북(74.4%) 등이 전세가율 70%를 넘겼다.

서울은 64.4%로 2001년 11월(64.4%) 이후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나타냈다. 구별로는 성북구(71.3%)와 서대문구(70.1%) 두 곳이 유일하게 70%를 상회했다. 한강 이북 지역의 평균 전세가율(66.1%)이 한강 이남(62.6%) 보다 높았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과천시(49.0%)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깡통전세의 위험이 커지는 등 상대적 취약계층의 거주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소비위축을 불러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