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양적완화 vs 노액션...드라기의 히든카드는?
2014-09-04 16:01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에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ECB가 어떤 히든카드를 내놓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유로존 경기하락이 가시화되면서 오는 4일로 예정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추가 경기부양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또한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추가부양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어 이러한 기대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와 함께 ECB가 어떤 경기부양 방안을 채택할지에 대해서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노무라와 JP모건은 ECB가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10bp 낮출 것으로 전망했고, CIBC 월드마켓츠는 아예 15bp를 인하해 '제로' 금리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의 현재 기준금리인 '레피(Refi)'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15%다.
ECB가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또 다른 경기부양 대안은 자산매입을 통한 양적완화(QE) 도입 카드다. 민간부문 고용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중견 기업을 살리려면 기준금리 인하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18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유로존의 특성상 어느 회원국의 국채를 얼마나 살 것인지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가 정치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이유에서다.
그 규모와 관련해 투자은행 JP 모건체이스는 최대 400억 유로에 달하는 ABS를 사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ECB가 사들일 수 있는 자산으로 모기지담보증권(MBS), 기업채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ECB가 이번 회의에서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불과 3개월 전에 기준금리 인하와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목표믈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 등 대규모 부양 패키지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부양책이 효과를 거둘 때까지는 추가 대책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에 엄청난 충격이 전해지지 않는 한 ECB는 12월까지는 어떤 행동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즈 전문가들도 "ECB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며 "드라기 총재는 추가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암시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