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흔든 '드라기 효과'...S&P 2000선 돌파

2014-08-26 10:26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양적완화를 강력 시사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 한마디가 글로벌 증시에 훈풍을 일으키며 ‘드라기 효과’를 발휘했다. 이에 다음달 4일로 예정된 ECB 정례 통화회의에서 또 한번 열릴 '드라기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넘어서는 등 이날 글로벌 주요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9.52포인트(0.48%) 상승한 1997.92를 기록했고, 유럽 시장에서는 범유럽권 지수인 Stoxx 유럽 600지수가 전일대비 1.1% 상승한 340.46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뉴욕증시에서 S&P 500지수는 2000.14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2000선을 넘어섰고 한때 2001.95까지 치솟았다. 2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1998년 2월 1000선 돌파 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드라기 ECB 총재가 23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연례회동 연설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기회복을 위해 추가 부양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 이날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역내 실업률을 떨어뜨리기 위한 성장 촉진책을 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유로 인플레 기대치 급락에 대해 "ECB가 중기 물가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며, 비전통적인 조치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ECB는 한 차례 통화정책 완화조치를 취한 바 있으나, 이 같은 드라기의 발언은 ECB가 추가적으로 미국·일본식의 대범한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드라기 총재가 추가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음달 4일 열리는 ECB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드라기 총재가 공격적인 추가 경기부양책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을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지난 6월 제시했던 은행들에 물리는 마이너스 예금금리와 은행들에 낮은 금리로 장기 자금을 지원하는 'TLTRO' 정책 효과를 검증하는대로 QE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과 관련해 유니크레디트의 마르코 발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는 매우 중요한 수사의 변화"라면서 "그가 처음으로 단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일정 정도 하락하기 시작했음을 시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라기의 발언은 ECB가 대규모 자산매입을 통한 QE 조치를 펼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BS 유럽 채권 신디케이트 책임자인 아민 피터는 "드라기 총재가 현명한 수사를 구사하고 있다"면서 "덕분에 시장은 벌써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