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서유성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장

2014-09-04 19:00
서유성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장

[서유성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장]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늘 겸손하고 봉사하며, 동시에 높은 이상을 갖는 것은 의료계의 당연한 역할입니다."

서유성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장은 "폭넓은 지식과 실력이 있어도 늘 겸손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면서 "동시에 높은 이상 추구와 노력하고 봉사하며 나누겠다는 신념으로 환자를 돌보는 것이 의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순천향'은 하늘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인간사랑, 생명존중'이라는 숭고한 설립정신을 포함한다고 했다. 병원 설립자도 '질병은 하늘이 고치고 의사는 그 과정을 도울 뿐이다'며 교만은 의료인이 도려내야할 적폐(積弊)로 간주했다.

2011년부터 제20대 병원장 임무를 수행해온 서유성 원장이 올해 21대 병원장 연임에 성공했다.

개원 40주년을 맞은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올해 최고의 가치를 '리노베이션(리모델링)을 통한 이노베이션(혁신)'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경영 △환자진료환경  △미래먹거리 △병원의 위상 △교직원들의 마음가짐 등 5가지의 핵심 혁신과제를 꼽았다.

스마트 프로세스 개념도 도입해 단순한 전산 프로그램 개발을 넘어 사람 간의 업무 우선순위, 네트워크·문화·습관·유행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모든 프로세스 개선에는 환자 안전 증진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창의적인 조직문화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황반변성 예방 캠페인'과 '초진 환자 동행 서비스'는 위에서 시켜서 하는 것들이 아니라 해당 부서 또는 개인이 자발적·자율적으로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자랑하는 진료 분야는 소화기내시경이다. 국내유일의 내시경 교육센터 인증을 받고 있고, 매년 복부초음파 워크숍, 국제콘퍼런스도 개최한다.

혈액투석 환자를 위한 혈관외과, 유방암 치료, 2형 당뇨를 수술로 치료하는 분야, 무수혈 수술, 첨단 방사선 암치료 장비 등도 국내 최고의 수준으로 자부한다. 최근에는 응급의료센터·심혈관센터·국제진료센터도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시엠립 현지에서 한-캄 메디컬트레이닝센터도 오픈했다.

시엠립주 주립병원의 트레이닝센터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의 '이종욱 펠로우십' 사업과 '바탐방 조산사양성사업'을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

순천향중앙의료원은 건립과 의료기자재 지원, 전문가 현지 파견, 의료진 연속 교육 사업 등을 맡고 있다. 현지 센터에서 교육을 담당할 의료진도 순천향대병원에서 1년 이상 연수한 순천향 동문 의료진이 주축이다.

이밖에도 이종욱 펠로우십 장기연수과정 운영, 미얀마 쉐곤다인 병원 국내초청연수,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 건강 돌보미 사업, 베트남 퀴논 백내장수술센터 건립 및 운영지원 등 의료시설이 낙후한 나라의 수술지원 사업을 통해 글로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해외환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 원장은 "순천향대병원은 해외환자 유치 사업이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했지만 외국인 환자를 돌보는 시스템은 오래전부터 갖췄고 외국인 환자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서울 이태원과 주변에 주한 외국 대사관들이 많아 1999년부터 국제진료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제진료센터와 연계해 올해 4월 국제협력팀도 꾸렸다. 이 팀에는 러시아와 중국 담당 코디가 근무하고 있으며 매달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계통의 우즈벡키스탄·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등에서 오는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서유성 원장은 "규모 키우기에 집착하기 보다는 수요에 따라 맞춰가겠다"며 "병동 리모델링에도 외국인 환자를 고려해 전용 병동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환자 유치에 병원만이 단독으로 주도하는데 있어서는 한계를 털어놨다.

순천향대병원은 관광특구라 할 수 있는 이태원이 바로 근처에 있고 이슬람사원도 가깝다. 좋은 숙박시설과 서울의 중심에 위치해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남산, 경복궁 등이 가까이 있는 것도 지리적 잇점이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좋은 여건인 만큼, 의료서비스와 관광서비스를 연계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좋겠지만 병원에서 주도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의료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수가의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이달부터 4~5인 병실이 상급병실에서 일반병실로 전환됐고 선택진료비도 점차 축소된다"며 "보장성 강화와 국민 부담 경감이라는 기본적인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당장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이러한 정책이 병원에도 똑같이 이득이 되거나 최소한 손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각종 의료계 정책에 현재 이 분야에 가장 전문가의 의견 수렴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선택진료제도 축소 등 3대 비급여 개선책은 실손, 실보장 원칙 하에 시행하고,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 의료전달체계 붕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급변하는 보장성 강화 정책은 그에 따른 재정확충 방안 및 의료기관 손실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정책은 병원계를 비롯한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력>
1976년 2월 부산 동래고등학교 졸업
1983년 2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의학사)
1994년 2월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원 졸업 (의학박사)
1995년 9월 미국 클리브랜드 케이스 웨스틴 리저브 대학병원 인공관절 성형술 연수
2006년 1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진료부장
2008년 1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부원장
2010년 1월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
2012년 1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병원장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