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최초 ‘제주 조랑말 기수 출신 구영준 조교사 사령탑’ 탄생
2014-09-03 15:11
선입견 타파위해 경마장에서 살다시피 .. ‘골딩’ 콤비 플레이, 제주도 기수 돌풍 주도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 한국경마 최초로 조랑말 기수 출신 사령탑이 탄생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옛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성적부진 등으로 마방운영을 그만두게 된 김성현 조교사의 후임으로 구영준 기수(42세)를 6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특히, 새 인물이 지금껏 한국경마에서 볼 수 없었던 제주 조랑말 기수 출신 1호 조교사라는 점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구영준은 경마계에 귀감이 되는 기수다. 1992년 두 번째로 조랑말 기수 양성소를 졸업하고 제주 경마공원에서 기수로 데뷔한 그는 10여 년 동안 2000회 기승의 베테랑 기수로 제주 마주협회장 등을 우승하는 등 큰 대회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큰 뜻을 품고 2005년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하자 정식 서러브렛 기수로 제2의 인생을 열었다. 초기에는 제주 조랑말 기수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2007년 연간 47승을 기록하는 등 다승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조랑말 기수 돌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데뷔 소감을 묻자 구영준 조교사는 “조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경마장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장으로서 역할을 못 한 것이 미안하다.”며 “말을 탈 때 무게중심을 뒤쪽으로 두는 제주조랑말 기수 때의 습관으로 어려움이 많았고 한 때는 경주마로 출발선에 서면 겁이 날 때도 있었으나 도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두려움을 씻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구영준은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 최기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던 ‘골딩’과의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로 유명하다. '골딩'은 모의경주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며 가장 먼저 1군으로 승군, 부산경남 경마장 개장 경매에서 국내 최고가인 1억2000만원에 낙찰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왼쪽다리에 이상이 생기면서 컨디션 난조를 보여 개장 이후 2위 2번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골딩 훈련을 전담했던 구영주 기수는 어린 '골딩'의 관절이나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훈련 강도를 조절하는 등 공을 들이며 한국마사회장배(GⅢ)와 부산광역시장배(GⅢ) 제패하며 화제를 모았다.
아무리 구영준 조교사라 하지만, 신규 조교사라면 누구나 겪는 마필수급이 문제였다. 그나마 ‘골딩’에 대한 기억과 늘 조교사를 따라 제주도 누비던 성실함을 알아준 마주들로부터 30마리 넘게 지원을 약속받은 상태다.
경마 전문가들은 “구영준 조교사는 조랑말 기수에서 서러브렛 기수로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훌륭한 경마인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금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배우고자하는 열정을 잃지 않고 조교사들과 함께 마방운영을 배운 만큼 팬들이 원하는 최강의 경주마들을 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구영준 조교사는 이제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조랑말 기수출신 사령탑이라는 점에서 지금껏 한국경마에서 볼 수 없었던 유형이다. 좀처럼 보기 드문 이력의 구영준 조교사가 앞으로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