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출석한 이준석 선장, 법정서 핑계, 변명 늘어놔

2014-08-29 13:42
이준석 "나는 교대선장", "사고 지점 협수로 아니다" 주장

[이준석 선장]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입을 연 이준석(69) 선장이 관행을 들먹이며 자신의 책임을 회사와 다른 승무원에게 돌리는 태도를 보였다.

이 선장은 29일 광주지법 형사 13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우련통운 등 관계자 11명에 대한 5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심리는 참사 원인의 과실을 따지는 단계로 검찰과 피고인 양측 모두 이준석 선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준석 선장은 세월호 출항 전 안전점검 보고표가 허술하게 작성된 경위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관행적으로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잘못된 관행을 직접 만든 것 아니냐"고 검사가 묻자 이 선장은 "세월호의 다른 선장 중 한명인 신 선장이 시켰고 내가 교육을 시켰어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당시 보고표는 승객수, 화물적재량을 공란으로 남긴 채 삼등 항해사가 선장의 이름으로 서명해 운항관리실에 제출됐다.

세월호 정식선장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신씨가 정식 선장이고 촉탁직이기 때문에 교대선장"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준석 선장은 출항 전 화물·구명설비 등 상황에 관해서 고박이나 적재 화물은 일등 항해사 담당이며 자신은 보고만 받고 출항했다고 밝혔다.

사고 지점이 위험 해역인데도 조타실을 지키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이 선장은 선장의 재선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맹골수도는 협수로가 맞더라도 사고가 난 곳은 폭이 11킬로미터 정도 되는 구간으로 상당히 넓은 해역"이라며 "삼등 항해사가 잘할 것으로 믿었다"고 항변했다.


이준석 선장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듯 질문의 취지에서 벗어난 답변을 반복하기도 해 신문에 나선 검사는 목소리를 키워 질문했다.

이준석 선장은 세월호가 증·개축을 거친 뒤 복원성에 문제가 생겨 위험하다는 사실을 청해진내부에서 공공연하게 모두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으며 선장인 자신은 현실적으로 출항을 막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