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우크라 불안, 유로존 디플레 우려에 사흘만에 하락

2014-08-29 07:27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2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지정학적 위기가 재점화되면서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점차 확산되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디플레이션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범유럽권 지수인 Stoxx 유럽 600지수는 전일대비 0.7% 하락한 341.05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0.36% 내린 6805.80에 마감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12% 떨어진 9462.5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66% 하락한 4366.04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침공했다는 소식으로 확산된 지정학적 불안감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러시아군의 자국 침공을 기정사실화하며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도네츠크 지역 상황이 악화됐다"며 터키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긴급 회의를 열어줄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결정은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 이어 아조프해 연안의 남부 도시 노보아조프스크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점령된 것으로 알려진 뒤 이뤄졌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러시아가 동부에 정규군을 직접 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으며, 이번 노보아조프스크 점령의 배후에도 러시아의 지원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또한 이날 러시아군 1000명 이상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9일 나토-우크라이나 긴급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 군의 우크라이나 침입을 부인하고 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러시아 대사 안드레이 켈린은 이날 OSCE 상설위원회 특별회의 뒤 자국 언론에 "이 지역(우크라이나 동남부)에 어떤 러시아 군인도 없으며 러시아는 이 지역으로 어떤 군사장비도 보내지 않았음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음날로 예정된 유로존 인플레이션 발표를 앞두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난 것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유럽경제의 성장엔진인 독일 경제지표 부진 소식도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달 독일의 실업자수는 2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5000명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뒤엎었다. 아울러 프랑스가 지난달 사상 최고 실업률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우려할 것은 많지만, 낙관할 것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코메르츠뱅크(2.31%), 도이치뱅크(1.62%) 등 독일 은행주와 BMW(1.11%), 폭스바겐(1.55%) 등 자동차주가 하락했다. 특히, 영국 온라인 유통기업 오카도는 유럽계 브로커리지 금융 회사 레드번의 매도 추천 소식에 15% 넘게 폭락했다.

반면, 프랑스 건설회사 에파시는 3.5%나 상승했고, 프랑스 소재 안경렌즈 제조 판매업체 에실로도 상반기 이익 개선 소식에 4.3%나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