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근속기간 길수록 정규직 절반 이하로 임금 격차 커져”
2014-08-27 09:51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학교비정규직이 증가하는 가운데 근속기간이 길어질수록 정규직의 절반 이하로 임금격차가 늘어나는 등 처우개선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도 학교회계직원 실태 조사 및 분석 결과(4월 조사 시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자료를 공개하고 방학기간 중 근무를 하지 않는 조리사 및 조리실무사 등 7만명에 달하는 학교비정규직의 월평균임금이 연간 유급일수 275일로 가정할 경우 약 125만원에 불과해 정상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박 의원실은 이는 방학기간 중 근무를 하지 않는 비정규직에 대해 방학 중 생계불안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연봉제 방식으로 월급을 균등 분할해 지급해오던 것을 교육부가 올해 3월부터 월급제를 실시한다는 명목으로 방학이 없는 기간에는 144만원 정도의 기본급을 지급하되 방학기간에는 일체의 기본급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임금지급방식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발생한 현상으로 가뜩이나 저임금인 비정규직의 생활상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영양사는 교원으로 임용되지 않았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정규직 영양교사와 사실상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교사에게 보장되는 방학에도 학교에 나와 근무를 하지만 초임 수준은 65.8%에 불과하고 근속기간이 길어질수록 임금격차는 더욱 심화돼 만 10년 근무시 52.7%, 만 20년 근무시 37.7%로 떨어져 임금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규직 조리실무사의 경우에도 사실상 동일한 업무를 하는 공무원신분인 위생직 조리원과 월평균 임금을 비교하면 방학중 비근무로 275일분 상당액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가정하면 1년차는 63.2%, 만 10년 근무시 48.4%, 만 20년 근무시 39.8%의 임금을 받고 있어 학교비정규직의 직종을 망라하고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실은 올해 3월부터 장기근무가산금을 일부 개선하는 처우개선대책에도 불구하고 정규직대비 반 토막 수준에 불과한 심각한 임금격차 해소효과는 사실상 없었고 현 정부의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학교비정규직의 저임금과 차별문제는 그대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장기근무가산금제도의 개선은 있었지만 만 10년 근무경력인 영양사의 경우 2013년 기준 정규직대비 52.9%, 2014년 기준으로는 52.7%의 임금을 받는 셈으로 임금격차가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어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박의원실은 밝혔다.
교육부 제출 자료의 보수표에 따르면 기본급을 전년도 대비 1.7% 인상하고 장기근무가산금을 만3년 이상 근무자의 경우 1년당 2만원 가산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정작 교육부장관이 사용자인 국립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에게는 이를 적용하지 않고 2013년 기준임금을 여전히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시급한 개선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비정규직 중 단시간 노동자가 13.9%인 1만9791명으로 이 중 상당수가 각종 노동관계법적용의 사각지대인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무형태로 운영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 단시간 근무형태가 학교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문제점도 있다고 박 의원실은 지적했다.
배식보조, 방과후학교실무원, 돌봄전담사, 통학차량보조, 유치원교육보조, 청소 등 직종에서 단시간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 직접 고용된 비정규직 중 60대 이상의 고령노동자는 전체의 3.1%인 4408명으로 전년대비 163명 늘었고 주로 당직전담, 시설관리, 학교보안관, 청소 등의 직종에서 많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황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 중에도 상당수의 고령노동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의 학교비정규직은 14만2152명으로 전년대비 1163명인 0.8%가 늘어났고 2008년의 8만8689명과 비교하면 5만3463명인 60.3%가 늘었다.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인 돌봄교실 확대강화정책에 따라 돌봄전담사가 8590명으로 전년대비 1463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정책・공약 실행에 필요한 인력 대부분을 비정규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학교비정규직 없이는 학교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지만 여전히 체계적인 인력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지역별, 학교특성별로 임금 등 보수체계, 정원 및 채용관리 등이 제각각 이뤄지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호봉제 도입, 급식비와 명절휴가비 등 차별적인 수당체계 개선 등의 조치와 함께 교육공무직법 제정을 통해 신분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