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 사태 근본 원인은 인종차별" 목소리 높아져

2014-08-21 15:02

[사진 출처: CNN 동영상 캡쳐]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일어난 백인 경관 총격에 의해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소요 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주방위군까지 투입되면서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미국 사회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인 ‘인종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인구통계국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1964년 공공장소에서는 물론이고 취업이나 교육, 법률상으로 인종과 피부색, 종교, 성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민권법이 시행됐고 2009년에는 미국 건국 이후 최초로 흑인 대통령까지 취임했지만 아직도 인종차별은 미국 사회 곳곳에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퍼거슨시는 주민의 60%가 흑인이지만 시장과 경찰국장은 모두 백인이다. 시의원들 중 흑인은 단 1명이다. 흑인 시 교육위원도 1명에 불과하다.

퍼거슨시 경찰관 53명 중 흑인은 3명밖에 안 된다.

이렇게 주민 대부분이 흑인인 퍼거슨시는 경제적으로도 빈민 지역에 속한다. 퍼거슨시 가계소득의 중간값은 3만7517 달러(약 3833만원)다. 반면 퍼거슨시가 속한 미주리주 전체의 중간값은 4만7333 달러(약 4836만원)다.

퍼거슨시 주민의 24%가 '최저생계비'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는 미주리주 전체보다 1.5배나 많은 수치다.

지난해 퍼거슨시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연행된 흑인은 483명인데 백인은 36명에 불과하다. 몸수색을 당한 사람의 92%와 불심검문 등을 위해 차량 제지를 당한 사람의 86%가 흑인이다. 또 몸수색이나 차량 제지를 당한 백인 3명 중 1명이 총기류나 마약 같은 ‘위험물품’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흑인은 그 비율이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최근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정당방위 살인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2006년∼2012년 사이에 미국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20세 미만 청소년 231명 중 흑인은 129명, 백인은 95명, 다른 인종은 7명이다.

이렇게 인종차별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번 사건 발생 후 보인 퍼거슨시 경찰의 무성의한 태도와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은 결국 흑인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20일 이번 사건 수사에 투입된 FBI 및 지역 경찰과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주리주 퍼거슨시를 방문했다.

이에 앞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세인트루이스 커뮤니티 대학 플로리샌트 캠퍼스에서 만난 퍼거슨시 지역 인사 약 50명에게 연방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에릭 홀더 장관은 “경험 많은 최고의 연방 베테랑 수사관과 검사를 이 사건에 투입했다”며 “연방 검사들이 마이클 브라운 사건에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공격적으로 수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