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직조물 구조 유연 태양전지 최초 개발
2014-08-21 13:12
가볍고 다양한 무늬로 제조하거나 의류 등에 삽입 가능
텐트·컨버터블카·군복 등 레저·국방 분야 외 다양한 활용 전망...
텐트·컨버터블카·군복 등 레저·국방 분야 외 다양한 활용 전망...
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광합성 작용을 본 따 전기를 발생시키는 태양전지를 옷감처럼 베틀에서 짜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전기전문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원장 김호용)은 최근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차승일·이동윤 박사팀이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의 하나인 직조형(옷감형)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몸에 착용이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가 차세대 핵심 기술 및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구글이 ‘구글 글래스’를 출시한 데 이어 올 초 세계적 가전쇼에서 삼성, 소니, 퀄컴 등이 시계형과 밴드형 기기를 앞다퉈 공개했다.
스마트안경, 스마트시계, 스마트팔찌, 스마트신발 등이 웨어러블을 대표하는 기기들이다.
응용분야도 군사, 소방 등 특수한 목적을 가진 것부터 생활보조, 건강관리, 인포테인먼트, 인간능력 향상 등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웨어러블 기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해줄 수 있는 효과적인 전력원의 개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이러한 웨어러블 기기의 자체 전력원으로서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원 측에 따르면 개발된 직조형 태양전지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금속과 세라믹 섬유를 이용해 태양전지의 전극(음극과 양극) 구조를 옷감처럼 직조공정을 통해 베틀(직조기)로 짜내고, 스크린 프린팅의 공정으로 광전극과 염료를 프린팅함으로써 옷감 형태의 태양전지를 완성했다.
직조형 태양전지는 옷감처럼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옷감과 마찬가지로 재봉과 재단이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용 환경과 응용 대상에 따라서 여러 가지 패턴을 적용해 제작할 수 있는 특성을 갖는다.
특히 기존의 면, 실크, 팰트 등의 천에 직조 공정으로 제조된 전극을 재봉해 부착(부착형)하거나, 기존 옷감을 제조할 때 태양전지를 삽입(옷감 삽입형)할 수 있고, 모두 직조로만 제조(직조형)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제조할 수 있어, 응용 범위와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현재 옷감형태의 태양전지 개발은 선진국에서도 경쟁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시도는 직조 공정 중에 섬유들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장력(당기는 힘)과 마찰력을 고려하지 않아 실제 직조물을 제조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연구팀의 연구에서는 직조 공정으로 태양전지의 전극을 제조하고, 최종적으로 스크린 프린팅을 통한 프린팅 공정을 적용함으로써 직조기를 이용한 태양전지의 제조를 가능하게 했다.
개발된 기술은 IT기반의 생활편의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는 대개 구글글라스 등 안경이나 삼성 기어 등 시계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안경밴드나 시계줄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해 기기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최근 레저활동의 대세인 캠핑에서도 유용하다.
현재 캠핑장에서 이용할 각종 전자기기를 위해 무거운 배터리를 따로 들고 가거나 캠핑장의 부족한 전원을 활용했지만, 타프와 텐트 등에 적용된 태양전지를 이용하면 캠퍼들의 짐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정에서도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나 커튼 등에 적용할 수 있다. 군사용 적용 가능성도 높다.
KERI가 ‘미래 전장 변화 이끌 5대 첨단 전기기술’ 발표(2012.6)에서 전망한 바와 같이 각종 전기전자장비의 사용이 필수적인 미래 전장(戰場)에서는 군사용·휴대용 초경량 전지와 더불어 작전 지역 현장에서 직접 전투나 장거리 이동,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등에 필요한 전기를 현장에서 직접 생산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경우 군용막사, 전투용배낭, 군모 등에 직조형 유연태양전지 기술을 적용, 현장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승일 선임연구원은 “이번 개발은 직조 구조를 제대로 활용한 태양전지로는 세계최초의 개발성과로서 아직까지 밀봉 기술, 전해질 기술, 효율 최적화 기술 등 상품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면서 “하지만 가장 핵심인 직조 태양전지 구조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에 남아 있는 기술적 문제는 응용 범위와 연계해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선은 레져용 및 군사용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웨어러블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고,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의 요구도 증가하고 있어 다양한 분야의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이번에 개발된 전지의 효율은 당장 상용화에 충분한 5%대에 달한다.
연구팀은 응용분야에 적합한 후속 연구를 진행, 기술이전을 통해 빠른 시일내 상용화할 예정이다.
한편 이 기술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신재생에너지핵심원천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개발됐으며,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6월24일자에 소개돼 관련 국내·외 연구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