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구조 참여한 세월호 승무원 2명 존재, 헬기 기장 추가 증언
2014-08-20 07:35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세월호 승무원 중 2명이 해경을 도와 다른 승객 구조에 참여한 정황이 확인됐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19일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9차 공판에서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한 목포해경 123정에 탑승한 의경 김모(22)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김씨는 123정이 세월호의 객실 유리창을 깨고 5~6명을 구조한 것과 관련, "누가 유리창을 깼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직원(해경) 두 명이랑 승객 두 명이 있었다"고 답했다.
해경이 촬영한 당시 구조 영상을 확인한 결과 김씨가 승객이라고 지칭한 2명은 주황색, 하늘색 상의를 입은 승무원으로 밝혀졌다.
영상에서 하늘색 상의의 승무원은 유리창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해경과 함께 있었으며 바다에 빠진 승객을 건져 올릴 때도 로프를 잡아당기며 도왔다.
승무원 측 변호인은 해경 증인을 상대로 "유리창을 깬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을 수차례 했지만 대부분은 "정확히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해경은 검찰 수사에서 "구조활동에 해경이 아닌 민간인이 참여해 오히려 방해가 됐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에 도움이 됐는지와 무관하게 승무원 일부가 승객 구조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공소장을 변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공소내용은 승무원 중 누구도 승객구조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돼 있으며 이는 일부 승무원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이날 오후 재판에서는 현장에 출동한 해경 헬기들의 기장 2명도 증인으로 출석해 탑승객 수 등 구체적인 정보 없이 출동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511 헬기 기장 양모(47)씨는 "여객선의 톤수나 승객인원을 알지 못했고 출동 중 상황실에 '새로운 정보 있느냐'고 세번 정도 물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말해 상황실과 교신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
검찰은 양기장에게 "123정에 연락을 취하는 등 어떻게든 상황 파악을 위한 노력을 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질문했고 양 기장은 "도착하자마자 구조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답했다.
나중에 도착한 512 헬기 김(44) 기장 역시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평소에는 상황실에서 선박 상황이나 승선 인원 등을 알려주는데, 그날 출동당시 전달받은 정보는 좌표뿐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증거조사에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 세월호, 주변 선박들이 교신한 6개 채널의 음성을 각각 분리한 파일을 재생하며 퇴선 유도 지시에 응하지 않고 해경 도착 시각만 파악하려 한 승무원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재판은 유족을 위해 국내 사법 사상 최초로 원격중계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