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는 교황 메시지를 남겼다.

이런 교황 메시지는 한국 정치권에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 어떤 사람이 내게 와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며 “(이에 대해) ’인간적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해줬다”고 답했다.

실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내내 노란 세월호 리본을 착용하고 미사 등 각종 행사에 나섰고 이는 한국에서 강력한 교황 메시지로 여겨졌다.

귀국 길 기자회견에도 세월호 리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왼쪽 가슴에 그대로 달려 있었다. 끝까지 강력한 교황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이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세월호 추모의 의미가 담긴 노란 리본을 선물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시작부터 귀국할 때까지 세월호 유족에 대한 큰 관심은 나타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자회견에서 “인간적인 고통 앞에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며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할 것이지만 (세월호 사고) 희생자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를 생각하면 그 고통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교황 메시지를 남겼다.

이어 “내 위로의 말이 죽은 이들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없지만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선 “한국민은 침략의 치욕을 당하고 전쟁을 경험한 민족이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 않았다”며 “오늘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을 만났을 때 ‘이분들이 침략으로 끌려가 이용당했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에도 강력한 교황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