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가을, 유통업계 희비 교차
2014-08-18 17:29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이른 가을로 인해 유통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8월 중순이면 아직 바캉스 시즌이 한창이지만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날씨가 이어지자, 여름 상품 판매량이 감소하고 가을용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여름 장사를 망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반면, 이른 가을 특수에 호재를 맞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한주간 평균 기온은 24.4도로 전년 동기보다 4.4도나 낮아졌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서늘함을 느끼는 날씨가 이어지자, 한창 여름 특수를 맞이해야할 상품들이 진열대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는 탄산음료, 생수, 스포츠음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6%나 줄었다. 아이스크림도 15.6% 하락했다.
지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는 스탠드형 선풍기(40%)와 민소매 셔츠(20%)도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마른 장마 영향으로 제습기 판매량은 11%나 감소했다. 엔제리너스커피도 아이스커피, 빙수 등 여름 메뉴 판매량이 9% 내려갔다.
반면 가을 상품들은 벌써부터 특수를 맡고 있다.
기존에는 9월이 되어서야 신상품이 출시됐지만 올해는 한달 가까이 앞서 관련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가을 상품들의 여름 특수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에서는 이불커버와 이불솜 판매량이 각각 36.5%, 49.6% 신장하는 등 가을 침구 매출이 급증했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간절기 의류인 스웨터(16.4%)와 가디건(22.5%) 판매량도 늘어났다. 따뜻한 음료(분말 및 액상차)도 지난해보다 35.6%나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따뜻한 물을 부어 마시는 원컵이 두 배 이상(100.7%) 매출이 올랐고, 라면과 두유도 각각 14.4%, 11.1% 증가했다.
지마켓에서는 일교차로 인해 벌써부터 가습기를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23%나 증가했다. 가을 상품인 워커와 부츠 매출도 52% 신장했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 따뜻한 음료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엔제리너스커피에서는 아메리카노, 라떼 등의 매출이 67.2%나 증가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년 이상 기온이 계속되면서 계절 특수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며 "날씨는 유통업계의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앞으로 이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