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야간 통행금지 비상사태 선포,흑인 총격사망으로 폭동우려 고조

2014-08-17 15:10

[사진 출처: 미국 CNN 동영상 캡쳐]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10대 흑인 청년 총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흑인 소요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미국 미주리주 소도시 퍼거슨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퍼거슨 시민들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건이 발생한 세인트루이스 교외를 중심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미주리주 야간 통행금지 시간은 16일 자정부터 17일 오전 5시까지다.

제이 닉슨 주지사는 “소수 집단이 범죄를 기도하고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기 위해 거리를 장악하고 있다. 이는 용납될 수 없다”며 “현재 법무부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고 특히 연방수사국(FBI) 요원 수십 명이 직접 현장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닉슨 주지사는 미국 미주리주 야간 통행금지에 대해 어느 정도로 공권력을 동원해 시행할지, 적용 지역은 정확히 어디인지, 일회성인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 미주리주 야간 통행금지가 17일 오전 5시 이후에도 시행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위성도시 중 하나인 퍼거슨시는 세인트루이스 국제공항 동쪽에 인접해 있다.

비상사태 선포와 미국 미주리주 야간 통행금지가 발표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기자회견장 앞에서는 시민들이 모여 “총격을 가한 경관을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토머스 잭슨 퍼거슨 경찰서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9일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에게 총을 쏜 경관은 대런 윌슨”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퍼거슨시 경찰은 마이클 브라운이 사망하기 직전에 시가를 훔쳐 달아나던 흑인 2명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하며 이들의 인상착의가 사망한 마이클 브라운과 그의 친구 도리언 존슨과 비슷함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퍼거슨시 경찰이 마이클 브라운을 절도 사건 용의자로 몰아 물타기를 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세인트루이스 교외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전날 밤늦게까지 충돌했다. 경찰은 진압과정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10대들로 보이는 일부 흑인들은 마이클 브라운이 절도한 장소로 알려진 '퍼거슨 마켓 앤 리커' 등을 비롯한 상점 여러 곳을 약탈했다.

유족과 인권단체들은 오는 18일 퍼거슨시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FBI의 최근 '정당방위살인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06∼2012년 사이에 미국 경찰이 저지른 총격 살인 사건은 약 2800건으로 한 해 평균 400건이나 된다.

이 기간 미국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20세 미만 청소년 231명 중 흑인이 129명으로 56%를 차지한다. 백인은 95명, 다른 인종은 7명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경찰의 무장을 제한하는 법률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