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앞으로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이나 청소년 수련시설 등은  범죄 예방 기준을 마련해 출입구·담장 등을 지어야 한다. 집회장·전시장 등 다중이용건축물은 천장 등을 설치할 때 정해진 실내건축 기준에 맞추도록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건축법 시행령’, ‘건축법 시행규칙’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공동주택(500가구 이상), 단독주택, 문화 및 집회시설, 교육연구시설, 노유자시설, 수련시설, 업무시설(오피스텔), 관광휴게시설, 고시원 건축물은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하는 건축물별 범죄예방 기준에 따라 설계·건축하도록 했다.

이는 지난 5월 최근 건축물에서 늘어나는 범죄의 검거·처벌뿐만 아니라 건축 설계단계에서부터 범죄예방 기준을 의무 적용하는 것으로 건축법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2012 경찰범죄통계를 보면 전체 범죄 중 건축물에서 발생한 범죄가 약 60%를 차지하고 통계청 자료에서도 국민 63.2%가 범죄에 불안하고 46.6%는 5년 전과 비교해 더 위험해졌다고 인식하는 등 범죄 예방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개정 건축법 시행일인 오는 11월 29일에 맞춰 권고 사항으로 운영 중인 ‘건축물 범죄예방설계 가이드라인’을 보완해 범죄예방 기준으로 고시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은 범죄예방을 위한 건축물 용도별 내·외부 설계 기준을 제시했다. 건축물 용도별로 출입구·담장·경비실·부대시설·주차장·조경·승강기·창호·설비 등에 대한 범죄예방 설계 기준을 설정했다. 공동주택의 주출입구는 내·외부 구분을 위해 바닥 레벨·재료를 차별화하고 담장은 투시형으로 설치, 놀이터는 단지 중앙에 배치, 지하주차장에는 선큰·천창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이다.

다중이용건축물과 분양하는 건축물은 천장·벽·바닥 등 실내 공간에 칸막이나 장식물을 설치하고자 하는 경우 국토부장관이 고시하는 실내건축 기준에 따라야 한다.


건축물 안에서 증가하고 있는 미끄럼·끼임·충돌 등 생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건축법 개정으로 실내건축 제도와 기준 의무화가 도입돼서다.

실내건축이란 내부 공간을 칸막이로 구획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료 또는 장식물을 설치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개정 건축법 시행일에 맞춰 실내건축 기준을 고시키로 했다. 화장실 바닥 등 미끄럼방지 기준과 벽·천장·바닥에 장식물을 설치하는 경우 재료(방화·흡음성 등) 기준, 칸막이 설치 시 안전 기준 등을 규정할 예정이다.

현재 권고사항으로 운영 중인 실내건축 가이드라인을 보면 층고 2.1m 이상인 계단·복도, 노유자 시설의 진입부, 공용계단 및 복도의 바닥마감 재료는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구조로 설치토록 하는 등 안전기준 적용 방법, 사고 유형별 안전기준을 규정했다.

철탑·광고탑 등 공작물 소유자나 관리자는 공작물 축조신고필증 교부일로부터 3년마다 공작물의 유지·관리 점검표에 따라 점검하고 허가권자에게 보고토록 했다.

개정안은 또 이행강제금 부과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우선 대수선(가구수 증설 등) 위반, 도로 및 일조높이 기준을 위반했다면 건축물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부과하던 것을 위반 면적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단, 구조·피난·방화기준 등 건축물 구조 안전에 영향을 주는 위반사항은 전체 건축물 면적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위반행위의 고의성과 지역적 여건을 고려해 이행강제금 감경도 가능해진다. 전 소유자 위반행위가 적발됐거나 읍·면지역 등은 20%까지 감경할 수 있도록 했다. 매년 주기적으로 부과되는 이행강제금의 1회차, 2회차까지 20% 감경해 부과토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등 절차를 거쳐 11월 29일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의견은 다음 달 27일까지 우편, 팩스 또는 국토부 홈페이지(http://www.molit.go.kr)로 제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