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광화문, 세월호 유족 만난 교황 차에서 내려 기도

2014-08-16 14:17

[사진=공동취재단]

[광화문광장서 세월호 유족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교황방한위원회]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공동취재단) ='비바 파파' '비바 파파'가 울펴퍼진 16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던 교황이 순간 차에서 내려섰다.

 신자 17만명등 수십만명의 인파들의 시선도 고정됐다.  노란 플래카드이 물결처럼 흔들리는 곳, 세월호 유족 400여명이 모인 광화문 광장 끝에서였다. 유족들이 단식농성 장소에 서 있는 천막 지붕에는 노란색으로 'We want the truth'(우리는 진실을 원한다)라는 글귀가 나붙었다.

  덮개없는 차에서 내려온 교황의 퍼포먼스는 순간 주위를 고요케했다.  유족들을 향해 손을 모아 짧은 기도를 올렸다.  딸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붙잡았다. 김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세월호를 절대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노란색 세월호 배지를 바로잡아줬다.

김씨는 교황에게 미리 준비한 노란색 봉투에 담긴 편지를 건네기도 했다. 김씨는 교황을 만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교황을 만난다고 특별법이 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 세월호 유가족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이를 통해 정부에 압박을 주려 한다"면서 "교황께 너무나도 고맙다"고 답했다.

 편지에는 "당신께선 가난하고 미약하고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을 끌어안는 것이 교황이 할 일이라고 하셨다"면서 "세월호 유가족은 가장 가난하고 보잘 것 없으니 도와주시고 보살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도와주시라"는 내용이 담겼다.

교황은 다시 차에 올라선 뒤에도 유족에게서 잠시 눈을 떼지 못하다가 인사를 하고 카퍼레이드를 재개했다.

세월호 유족들을 만날때마다 환한 미소를 거두고 이들의 손을 잡고 위로하는 교황의 모습에 유족들은 교황에게 "감사합니다"란 말을 연발했다. 

 교황은 15일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에도 세월호 참사 유족과 생존학생을 면담하고 유족이 선물한 노란리본을 왼쪽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