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모바일 쇼크 딛고 하반기 전망 ‘청신호’
2014-08-17 06:00
신흥시장 수요 약세와 중국 등 현지 업체 공세는 불안요인이지만 선진국 시장이 돌파구가 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발 모바일 쇼크로 전자 기업의 전망에 대한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하반기 출발은 순조로운 흐름을 나타낸다. 가장 우려가 높은 모바일의 경우 지난 7월 전년동월대비 두자릿 수 증가(23.5%)해 월별 기준(7월)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143억달러) 기록을 견인했다.
특히 스마트폰 수출이 5월 –27.8%, 6월 –14.7%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다가 7월 28.8%의 극적 반전을 보였다. 이는 7월부터 북미 시장에 출시된 LG전자의 G3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5 등 전략폰 중심의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됐다.
지역별로,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각각 16%, 66.9% 씩 증가해 최근 회복세인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략폰 수출이 살아나는 양상이다.
지난 2분기 중국 등 저가폰 공세로 스마트폰 출하가 8900만대로 정체된 와중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 등 선진국 지역에서는 강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36.2%를 기록해 애플(27.9%)을 제치고 처음 1위에 올랐고 LG전자도 사상 최고치인 11.9%를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계도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긴 불황을 끝내고 부활의 날갯짓을 보인다. 패널 수출이 지난 6월 13개월 만에 증가세를 회복한데 이어 7월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중국이나 아세안 등지의 수출은 감소했으나 미국과 유럽 등의 수출이 증가해 전체 수출성장을 견인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근본적으로 액정화면(LCD) TV 패널 가격이 안정화되고 초고화질(UHD) 및 대형 TV 패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덕분이다.
TV용 패널 가격의 경우 8월 들어 월드컵 특수가 끝났음에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추세라면 비수기가 짧게 끝나고 곧바로 중국 국경절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로 이어지는 성수기에 진입해 업황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LCD TV도 7월 수출이 14.8% 증가해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브라질 수출이 전월 46.5%에 이어 50.8%로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해 월드컵 특수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월드컵 특수가 기폭제가 돼 하반기에도 선진시장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UHD TV 등의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유럽 시장에서 UHD TV 점유율 60%를 상회하는 등 국내 업체들이 점유율 최고치를 갱신하며 지배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생활가전 분야는 2분기 신흥시장 약세가 두드러졌으나 북미와 유럽 등의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전자업계는 2분기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환손실로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환 영향도 하반기 완화되고 있어 전자 업계의 실적에 긍정적이다. 6월 말부터 최근까지 원달러 환율은 20~30원 정도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 6와 중국 업체의 공세로 휴대폰 분야의 불확실성이 높으나, 국내 업체도 갤럭시노트4 등 전략폰과 보급형 폰 신제품을 추가 출시해 응수할 것”이라며 “전자업계는 전반적으로 선진국 시장의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로 하반기 수급 상황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