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실상 내전상태로... 외국인 엑소더스

2014-08-13 11:15

[리비아 내전상태 돌입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리비아에서 무장단체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정부의 통치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리비아가 ‘사실상의 내전상태’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 외교단은 잇따라 수도 트리폴리를 탈출하고 있으며 리비아의 혼란은 국제유가와 주변국 치안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리비아는 석유매장량이 많은 산유국 중 하나지만 최근 치안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원유생산이 감소해 2013년에 비해 50% 이상 줄었다.

지난 2011년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후 임시의회가 발족했지만 일부 세력이 임시의회의 정통성을 부인하면서 사실상 임시의회의 기능이 상실됐다. 카다피의 42년에 걸친 독재체제로 인해 유력한 정치지도자도 없어 정치적 공백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틈을 타 리비아에서는 이슬람 무장단체와 민병조직들이 활개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리비아 국내에 1700개 이상의 민병조직이 존재한다고 보도했으며, 리비아 정부는 내전에서 유출된 대량의 무기도 회수하지 못해 치안 악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리비아 국군은 한때 해체돼 많은 병력이 민병조직으로 유입됐다. 리비아 정부는 새롭게 국군을 조직했으나 현재 리비아군에는 치안유지능력이 없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리비아는 7월 중순 이후 민병조직의 세력 다툼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트리폴리 국제공항에서도 대규모 전투가 발발했다. 이 전투로 항공기의 90%가 파괴돼 공항은 폐쇄됐다.

리비아의 치안이 악화되면서 영국과 프랑스·독일은 7월 하순부터 대사관을 폐쇄하기 시작했으며, 미국은 공군과 해병대의 지원으로 육로로 외교관들이 튀니지로 탈출했다. 이에 따라 외국계 기업들도 잇따라 국외로 도피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리비아는 사실상 내전상태에 들어갔으며, 주변국들은 리비아 사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유럽 국가들은 리비아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리비아의 혼란 상태는 더욱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