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카드 불법모집에 특효?…부작용 남발 카파라치 제도
2014-08-12 14:56
카파라치는 카드와 파파라치의 합성어로, 불법 모집인을 신고할 경우 이를 포상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최근 건전한 카드 발급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이같은 제도를 도입하고, 신고 수가 미비하자 포상금을 최대 5배나 확대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카드모집인들은 길거리에서 회원을 모집할 수 없으며, 연회비의 10% 이상에 해당되는 금품 및 경품을 제공할 수 없다. 카드모집인들의 과도한 경쟁을 막아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부작용이 넘쳐난다. 길거리 모집이 차단된 대신 온라인 상에서의 불법 모집은 더욱 활개를 치고 있고, 전문 카파라치 꾼들은 포상금을 위해 카드모집인들을 대상으로 협박을 일삼는다.
카드모집인들이 입을 모아 카파라치 제도를 반대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건전한 카드 발급 문화를 위해 도입된 이 제도가 카드모집인이라는 직업 자체를 범죄화시킨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도 과제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카드 발급 시 제공되는 연회비 면제 및 경품 혜택 등을 당연한 권리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연회비 1만원의 카드 한 장을 발급할 때 카드모집인은 최대 1000원의 혜택만 돌려줄 수 있다. 하지만 1000원의 혜택에 만족하는 소비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남발되는 카드 발급을 예방하기 위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 규제가 오히려 더 많은 불법을 조장한다면 이 역시 개선돼야 한다.
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만에 수많은 카드모집인들이 회사를 떠났다. 금융당국은 극단적인 정책으로 이들의 일자리를 빼앗기 보다는 카파라치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빈대 몇마리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