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멍석 깔린 김에 기준금리 인하할까
2014-08-10 08:0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을 두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이 깊어졌다.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는 무르익은데다 국내 연구소, 증권사 등도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 사이에서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소수 의견이 나온 점도 고민 거리다. 10일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기동향(그린북)'에 따르면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경기 부진에 대한 절박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는 "기준금리는 금통위의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부와 한은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5월까지 금리 동결을 주장했던 한국금융연구원도 지난 6일 경제성장률 수정전망치를 발표하면서 금리 인하 쪽으로 돌아섰다. 글로벌 IB들 역시 한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노무라·소시에테 제네랄은 8월 금리 인하를 전망했고, BoA-메릴린치는 향후 3개월 내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역시 당초 전망보다 하방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낮췄다. 지난달 29일 공개한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인하 멍석'이 깔렸다.
물론 동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금리 기조를 급작스럽게 바꾼 전례가 없고 이주열 총재의 '깜박이'가 생각보다 강력하지 못해 9월께나 인하를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이주열 총재가 취임 직후 "금리를 움직인다면 인상 쪽"이라고 밝혀, 인하 할 경우 '정부에 끌려간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다만, 한은이 정부에 협조해 정책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실장은 "경기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로 얻게 될 경제성장률 상승폭은 0.2%포인트로, 경제심리 위축도 길어져 통화정책을 추가 완화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를 인하하면 재정과 통화의 '정책 믹스'를 통해 경기부양 의지를 시장에 재차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