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기개장 '시급'...롯데,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 위해 800억 도로공사비 떠안아

2014-08-07 15:36
롯데, 일부 부담키로 했던 올림픽대로 하부 도로공사비 808억원 모두 부담키로
서울시 "임시개장, 준공에 준할 정도로 교통수요 유발...조기 합의 불가피"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승인과 관련해 롯데그룹이 올림픽대로 하부 도록 공사비 808억원을 모두 부담키로 최근 합의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역 제2롯데월드 현장 전경. [사진=롯데건설 제공]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과 관련해 롯데그룹이 일부 부담키로 했던 주변 도로공사 비용을 전액 부담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기개장 문제가 시급한 롯데 입장에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어서 울며겨자먹기식 합의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서울시와 롯데그룹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건축심의 통과 조건 중 하나였던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 공사 1구간 비용을 모두 사업자인 롯데그룹(롯데물산·롯데쇼핑·호텔롯데)이 부담키로 최근 합의했다. 롯데그룹은 오는 18일까지 임시사용 승인 보완조치에 이를 포함해 제출할 예정이다.

2010년 6월 제2롯데월드 건축심의 통과 당시엔 롯데그룹이 총 1.12㎞의 올림픽대로 하부 도로공사 비용 중 지하구간인 520m에 대한 공사비 약 480억원만 부담키로 했었다.

합의대로 할 경우 롯데그룹 부담금액은 총 808억원으로 당초보다 328억원이 늘게 된다. 실시설계 결과 지하구간 공사비용만 따져도 480억원에서 678억원으로 늘었다.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문제를 놓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이 뿐 아니라 나머지 지상구간 공사비용까지 부담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는 최근 도로 인근 장미아파트 주민들이 전 구간을 지하화하도록 강하게 민원을 제기하자 전구간 지하화를 감안한 모든 공사비용에 대한 대책을 롯데그룹이 마련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전체를 지하화 할 경우 총 공사비가 1108억원 가량으로 300억원 가량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서울시 추산이다. 업계에선 전체를 지하화 할 경우 공사 규모가 커져 공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층부 입점 업체들과 이미 조기개장을 전제로 계약을 해놓은 롯데그룹 입장에선 조기개장을 위해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시 예산으로 해결해야 할 교통대책을 조기개장이 급한 롯데그룹에 모두 떠넘긴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공사를 촉구하기 위해 경기도 동남권 지자체 시의원들까지 제2롯데월드 현장에 방문해 공사를 촉구한 것으로 안다"며 "결국 임시사용을 위해 당초 480억원만 부담하면 되는 공사비를 두 배 이상 떠안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개장과 관련해 아직 완료되지 않은 교통대책은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공사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 설치 등 3가지다.

이 중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공사의 경우 제2롯데월드 전체 준공 전까지만 공사비 합의를 하도록 돼 있고,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 공사는 이미 롯데 측에서 지난해 450억원을 납부해 서울시가 공사만 진행하면 되는 상황이다.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도 준공 전까지만 완료하면 되는 사안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이 중 오는 18일까지 제출하도록 돼 있는 임시사용 승인 보완조치에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공사를 모두 롯데 측이 부담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했다. 일부 조기개장 등의 변수를 건축심의 당시 합의 때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결과다. 

서울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임시개장 승인이 준공에 준할 정도로 교통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미 주변 도로 공사가 늦어진 만큼 공사 비용 협의 시점도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