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사망자, 공식통계보다 절반 이상 많아

2014-08-06 17:56

최근 서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한 미국인 남성 한명이 4일(현지시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상을 보여 뉴욕 맨해튼에 있는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음성반응이 나왔으나 뉴욕시 전체가 한때 에볼라 공포에 휩싸였다. [뉴욕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전 세계로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사망자 수가 실제보다 50% 이상 많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은 에볼라 발병국 가운데 하나인 라이베리아에서 활동하는 의사의 말을 인용, 서아프리카의 실제 에볼라 감염·사망자 수가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수치인 887명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사는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주민들이 에볼라 환자 발생 보고를 꺼리고 감염자 시신을 몰래 매장하고 있어 실제 에볼라 사망자는 WHO 공식 집계보다 최소한 50% 이상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1603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 가운데 88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에볼라 바이러스 진원지인 기니의 경우 사망률이 이미 74%에 달해 상대적으로 발병 초기단계에 있는 라이베리아(54%)나 시에라리온(42%)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에 감염돼 이날 미국으로 송환된 낸시 라이트볼(59)은 조지아주 애틀랜타 에모리대 병원으로 후송, 앞서 귀국한 켄트 브랜틀리(33) 박사와 같은 격리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이 송환 전 실험용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을 투약하고 건강이 호전됐다는 소식에 서아프리카 환자들에게도 이를 공급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실험용 치료제를 쓰게 해달라는 서아프리카 환자와 가족의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서아프리카를 방문했다 귀국한 뒤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40세 남성이 시에라리온에 다녀온 후 격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미국 오하이오주의 46세 여성도 에볼라 의심 증세를 보였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뉴욕 존에프케네디(JFK) 공항에서도 아랍에미리트에서 온 승객에게 의심 증상이 나타나 긴장이 고조됐으나 에볼라가 아닌 단순 발작으로 판명됐다고 CBS방송이 전했다.